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28일 중의원 선거(총선)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의 준엄한 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책임론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국정 운영을 이어가가겠다며 사퇴를 부인했다. 또한 선거 패배 요인에 대해서는 비자금 스캔들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이해보다 당내 융합을 우선시 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시바 총리는 총선에서 여당이 15년 만에 과반을 밑도는 최악의 결과를 낸 다음 날 오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종일관 굳은 얼굴로 회견에 임한 그는 “국민들로부터 반성이 부족하다는 질책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엄격한 당내 개혁을 추진하고, ‘정치와 돈’(정치자금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개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책활동비 폐지, 구 문통비(문서통신교통체제비, 현 조사연구홍보비) 사용처 공개와 잔액 반납, 정치자금 규정법 개정에 따른 제3기구 조기 설치 등에 대해 당파를 초월해 논의하고 조속히 실현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자민당 안에서만 통하는 논리인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이해 보다 당내 융합을 우선한 것이 엄중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국정은 한시라도 정체를 허용할 수 없다”며 “엄중한 경제 및 안보 환경 등 당면한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고 국민 생활을 지키고 일본을 지키는 것으로 직책을 다하고 싶다”며 사임을 부인했다.
중의원 과반 실패에 따른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이 시점에서 연립 정부를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떤 정권의 틀을 생각할 것인지 잘 협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천 배제로 무소속 입후보해 당선된 후보의 추가 공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하면서 선거구 뿐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해를 얻을 수 있을지 없을 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이시바 총리는 집권한 지 약 한 달 만에 총선을 치르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여당의 과반 의석 달성 실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당장 사퇴를 부인하고 국정 운영을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앞으로도 이시바 총리의 책임에 대한 비판은 수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