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잇단 악재로 인한 부진을 딛고 3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로보택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테슬라는 이날 3분기 순이익이 21억6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27억1700달러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가격 인하 등으로 지난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다 이번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매출은 251억8200만달러로 8% 늘었지만 월가 전망치인 253억7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번 테슬라 실적은 전기차 판매 호조뿐만 아니라 에너지 사업부문의 강세 등이 더해진 영향이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자동차 부문 매출이 2% 증가했고, 에너지 부문 매출이 52% 급증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이에 더해 올 초 머스크가 판세를 뒤집기 위해 인력의 약 10%인 1만4000명을 해고하면서 운영 비용도 6% 감소했다.
테슬라는 이날 각종 악재도 털어냈다. 우선 지난해 말부터 인도되기 시작한 후 생산 지연과 리콜에 시달리던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3분기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됐다. 이 기간 테슬라의 자동차 인도량은 47만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6% 늘었는데, 사이버트럭과 고급형 모델 판매가 91%나 뛰었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로보택시 ‘사이버캡’에 대한 로드맵도 공개했다. 머스크는 "2026년 대량 생산을 시작해 연간 200만 대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 10일 사이버캡 시제품 시연 행사를 열었지만 당시 자율주행 기술이나 규제 극복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시하지 않아 시장에 실망을 안겼고, 다음 날 테슬라 주가는 9% 가까이 급락했다.
머스크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해서는 우선 내년에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위한 차량 공유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캘리포니아는 상당히 긴 규제 승인 절차가 있기 때문에 내년이 아닐 수도 있다”며 “텍사스는 규제 승인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확실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위한 차량 호출 앱을 개발해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험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머스크는 이날 로보택시가 흥행하려면 사람이 감독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차에 대한 미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그러면서 “정부에 효율성 부서가 있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불필요한 기업 규제를 없애는 ‘정부효율위원회’ 신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머스크에 위원장 자리를 맡길 것이라고 언급했고, 머스크도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에 화답한 바 있다.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슈퍼팩(정치자금 후원 단체)인 ‘아메리카 팩’을 통해 3분기에만 최소 7500만달러를 트럼프 측에 기부했다.
머스크는 또한 비용 절감으로 기존 자동차 가격이 낮아지고, 이로 인한 수요 진작 효과가 나면서 “내년에는 20~30%의 차량 (판매)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존 모델의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제공되면 사이버캡 가격은 약 2만5000달러(기존 예상가 3만달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