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이의 다이렉트] "열기구 타고 두둥실, 버스 타고 물에 첨벙" 부여에서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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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박물관서 뛰어난 공예·예술혼 담긴 보물 관람

국내 유일 '수륙양용시티투어' 버스가 요트로 변신

500도 열기 열기구 타고 억새밭 따라 백마강 여행

열기구에서 내려다보는 부여 풍경 사진김다이 기자
열기구에서 내려다보는 부여 풍경 [사진=김다이 기자]
충남 부여 하면 '유적지'만 떠올렸었다. 아직 부여의 면면을 다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기구와 수륙양용버스 등 특별함이 가득한 부여로 이색 가을 여행을 떠난 이유다. 

다시 찾은 부여는 제법 생경했다. 도로 위를 달리던 버스가 물속으로 뛰어들어 보트로 변신했고,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서 자유로운 비행도 즐겼다. 만화 속에서나 일어날법한 일, 충남 부여에서는 현실이었다. 
 
국립부여박물관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사진=김다이 기자]
국립부여박물관 전시 유물인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사진=김다이 기자]
 
◆백제가 간직한 국보를 찾아서
서울에서 KTX로 1시간 10분을 달려 공주역에 도착했다. 공주에서 부여로 넘어 가는 길목엔 노랗게 익어가는 벼들이 단정하고 정갈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백제의 문화유산을 가득 간직한 부여의 첫 인상은 퍽 곱고 단정했다.
부여에서 가장 먼저 만난 곳은 1000여 점의 유물을 보유한 국립부여박물관. 이곳에서 국보 '백제금동대향로'와 '금동관음보살입상', '부여 왕흥사 사리기'를 만났다. 백제의 뛰어난 공예 기술과 백제 장인의 예술혼이 담긴, 귀한 유물들이었다. 
 
사진김다이 기자
백제금동대향로 [사진=김다이 기자]
국립부여박물관 로비에서 상영하는 신기술융합콘텐츠 사진김다이 기자
국립부여박물관 로비에서 시간대별로 상영하는 신기술융합콘텐츠. [사진=김다이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여 왕릉원에서 백제시대 무덤들을 지나 걷다 부여능산리사지와 마주했다. 백제 위덕왕 14년에 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창건됐다가 660년 백제가 멸망하면서 폐허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찰이다. 1993년 12월 백제금동대향로가 출토된 이곳에는 출토 당시의 터가 그대로 재현돼 있었다. 

부여능산리사지 뒤로는 부여 나성이 자리했다. 나성은 백제의 수도 부여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으로 부소산성에서 시작해 수도의 북쪽과 동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화해설사와 관광객이 나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문화해설사가 부여능산리사지와 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사진김다이 기자
백제금동대향로가 출토된 터 [사진=김다이 기자]

백제 사비도읍기에 건립된 사찰 정림사지, 특히 현존하는 오층석탑은 백제의 양식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이다. 화강암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오랜 세월에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여 주민들은 이 석탑을 백제를 상징하는 국보라고 생각해 '백제탑'으로 부른단다. 우뚝 서 있는 석탑 표면에는 당나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것을 기념하는 문구가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정림사지박물관에서는 AR콘텐츠를 통해 정림사지 발굴 조사 보고서와 출토 유물에 얽힌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VR기기 없이 360도 초고화질 영상을 통해 백제 불교 이야기와 부여 10경 등을 볼 수 있는 '사비연화 360'도 특별한 체험 요소 중 하나다.
 
정림사지오층석탑
정림사지오층석탑 [사진=김다이 기자]
 
연꽃잎차
연꽃잎으로 우려낸 차 [사진=김다이 기자]
 
◆물살을 가르는 수륙양용버스
"여기 버스가 물에 빠졌어요."

육지를 달리던 버스가 사람들을 싣고 강물로 풍덩 뛰어들었다. 운영 초반 지나가던 주민들이 버스가 물에 빠진 줄 알고 여러 차례 신고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부여에서 이런 광경은 일상이 됐다.

국내 유일 수상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부여 수륙양용시티투어는 2020년 7월 운행을 시작해 올해 5월까지 24만명 이상의 승객을 태웠다.
 
부여 수륙양용버스가 백마강을 건너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부여 수륙양용버스가 백마강을 건너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거대한 크기의 수륙양용버스
거대한 크기의 수륙양용버스 [사진=김다이 기자]

백제문화단지에서 출발해 백마강으로 들어가 물 위를 달리며 낙화암과 천정대 등 유적지를 관람하는 코스로 이뤄졌다. 

물과 땅에서 운전해야 하다 보니 수륙양용버스는 운전대도 두 개, 엔진도 두 개다. 수륙양용버스 기사는 버스와 선박 운전면허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높고 튼튼한 버스는 마치 탱크를 연상케 했다. 거센 엔진소리를 내뿜으며 육상으로 달리던 버스가 강으로 빠져드는 순간, 탑승객 모두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부여 열기구 사진코레일관광개발
부여 열기구 [사진=코레일관광개발]
 
◆열기구 타고 부여 하늘 날기
다음날 오전 6시.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간이지만 일찌감치 채비해서 금강 둔치 공터에 모였다. 해가 뜨기 전 바람이 가장 적기 때문에 이 시간에 열기구를 띄울 수밖에 없다고. 

열기구 탑승 전 안전교육을 받은 뒤 탑승 날짜와 이름이 적힌 티켓을 받았다. 비행 기록이 적힌 '보딩패스'다. 이후 본격적으로 이륙 준비에 돌입한다. 거대한 열기구를 펼쳐 바람을 넣는 작업이다. 20분가량 바람을 불어 넣으니 열기구가 서서히 뜨기 시작했다. 
 
열기구
열기구를 띄우기 위해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열기구에서 내려다본 부여의 풍경 사진김다이 기자
열기구에서 내려다 본 부여의 풍경 [사진=김다이 기자]
사진김다이 기자
열기구 투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성된 캠핑장 카라반 [사진=김다이 기자]

500도에 달하는 뜨거운 열기를 천 안쪽으로 넣어주니 열기구가 떠오를 준비를 했다. 열기구가 뜨기 전에 빠르게 달려가 바구니에 몸을 실었다. 

잠시 주춤하나 싶더니 이내 열기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억새밭을 따라 흐르는 백마강을 바라봤다. 열기구를 타고 무인도를 빠져나가는 탐험가가 된 기분이 들었다. 
 
열기구 사진김다이 기자
열기구 투어를 마친 기념으로 진행되는 세리머니 [사진=김다이 기자]
사진김다이 기자
열기구 비행을 마친 사람들에게는 수료증이 제공된다. [사진=김다이 기자]

거대한 열기구를 하늘에 띄우고 400~500도의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방향을 조절했다. 원하는 곳에 완벽하게 도달할 순 없지만, 바람 따라 흘러가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원한다면 360도 회전하며 강 따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비행시간은 40분에서 1시간 정도. 육지에 무사히 착륙한 뒤에는 안전하게 비행을 마친 기념으로 무알코올 샴페인을 터트리는 세리머니까지 진행됐다. 비행 인증서까지 받고 나니 대단한 임무를 완수했다는 뿌듯함이 들었다. 
 
황포 돛배 사진부여군
황포 돛배 [사진=부여군]
 
◆부여 유네스코 세계유산 찾아 떠나는 기차여행
코레일관광개발은 부여군과 함께 오는 11월 1일부터 '백제의 숨결을 찾아서 : 부여 유네스코 탐(探)행' 기차여행을 운영한다. 부여군의 모든 여행지를 탐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차여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관광지인 △부여 왕릉원 △정림사지 △부소산성을 포함해 땅과 강을 오가는 수륙양용 시티버스와 열기구 체험을 진행한다. 

당일과 숙박형 두 가지로 구성해 내·외국인 관광객 모객에 나설 예정이다.

김시섭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는 "이번 유네스코 답사 기차여행을 통해 부여의 문화적·역사적 풍부한 유산을 전국에 알리는 좋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여행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부소산성
부소산성 [사진=부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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