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일 주도 새 대북 제제 감시 체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출범에 "불법적 행위"라며 강력 반발했다. 특히 주요 참여국들을 향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MSMT가 저들의 패권적 이익을 추구하면서 국제질서를 제멋대로 뜯어고치려는 미국의 상습적인 불량행위"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모략책동에 가담한 세력들은 반드시 해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 외무상은 "우리에게 있어 미국이 주도하는 대조선 제재는 결코 새로운 경험이 아니다"라면서 "미국과 그에 맹목 추종하는 일부 국가들의 일방적 행태는 국제 관계의 근간을 흔들어 놓고, 세계 안전 환경을 심히 어지럽히는 위협적 존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잘못된 관행에는 불가결적인 반응과 상응한 대가가 뒤따르게 돼 있다"며 "만일 미국이 강권과 전횡으로 세계를 움직이려 한다면 (중략) 세계적인 반미연대구도의 출현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SMT는 올해 4월 러시아의 거부권(비토, VETO) 행사로 15년 만에 활동이 종료됐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을 대체할 새로운 감시 체제다. 참가국은 한국·미국·일본·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총 11개국이며, 이들 국가는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의심 상황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이를 조사해 보고서 등을 펴낼 예정이다.
아울러 최 외무상은 담화에서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와 삐라(대북전단) 살포행위에 대한 미국의 책임도 언급했다. 북한은 외무성 중대성명에서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 모략 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 외무상은 "우리 국가 주권 영역을 침범하고, 오늘의 화난을 초래한 한국의 범죄 행위에 대해 상기하면서 이에 대해서도 미국이 응당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최 외무상의 담화에 "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새로운 감시기구의 설치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라며 "높은 급인 최 외무상이 직접 담화에 나선 것은 북한 입장의 대외적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평양상공 무인기 사건도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슈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의 미국 책임론을 강조한 것은 재발 방지에 미국의 역할 촉구 메시지가 내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