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말까지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우량 부동산 기업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대출 규모를 4조 위안(약 766조원)까지 늘리기로 하는 내용의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했다.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 부장은 17일 오전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 촉진’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모든 적격 프로젝트를 화이트리스트에 포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10월 16일 기준, 시중은행의 심사 승인을 통과한 화이트리스트 부동산 프로젝트 신용대출 자금은 2조300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이 액수의 두 배에 가까운 1조7000억 위안(약 340조원)을 추가로 투입해 중국 부동산 업체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아파트 공사를 마무리 짓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8월만 해도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70대 주요 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3% 하락하며 9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중국 부동산 장기 불황 현상이 뚜렷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중국 정부가 주택 대출금리 인하, 주택 구매계약금 비율 인하 등 대대적인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샤오위안치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부국장도 "중국 부동산은 일련의 정책 역할 아래 3년 동안의 끊임없는 조정을 거쳤고 시장이 이미 바닥을 다지기 시작했다"며 "10월 데이터는 반드시 긍정적·낙관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이날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그동안 화이트리스트 정책을 시행해 왔음에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대출이 여전히 저조했던 만큼 이번 조치가 얼마나 큰 실효성이 있을 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8월 중국 부동산 업체의 국내 대출자금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하락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달 2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주도로 기자회견을 열어 금융기관 지급준비율과 정책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네 번째 개최한 것이다. 중국은 이달 8일엔 거시경제 정책을 관할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도로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예산 조기 투입 방안을, 이어 12일에는 재정부 주도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국채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은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액(GDP)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열렸다. 오는 18일 공개되는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블룸버그는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을 4.5%로 관측했다. 올해 중국이 목표로 하는 5% 성장률보다도 낮다. 중국의 올 들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5.3%, 2분기 4.7%로 갈수록 둔화하는 양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푸젠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력을 다해 4분기 경제 업무를 잘 해서 올해 경제 사회 발전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중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역임한 위융딩 중국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16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투입한 4조 위안(약 765조원)을 뛰어넘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의 현재 경제 규모가 과거를 능가하기 때문에 새 부양책 역시 2008년 규모를 넘어야 한다"며 "가능한 빨리 부양책 규모를 수치로 제시하고 구체적인 시간표를 내놓아야 한다"고 추가 부양책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