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에서 고전 중이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 부산 금정구에서 민주당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 역시 '진보 텃밭' 전남 영광군에서 조국혁신당, 진보당과 3자 구도를 형성하며 고전하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 압승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오차 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인다는 여론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에브리리서치가 뉴스피릿·에브리뉴스 공동 의뢰를 받아 부산 금정구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7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45.8%,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 42.3%로 나타났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전화를 받고 14일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금정구를 방문하기로 했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에 복무하기 위해 흔쾌히 부산에 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비상이 걸렸다. 한 대표는 전날까지 부산 금정구에만 4번 방문했다. 또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 현안인 △침례병원 △상권 활성화 △개발 제한 △태광산업 부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문제 등을 언급하고 "저희가 즐거운 마음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도 국민의힘에 불안을 더한다. 인천시장을 역임하고 3선 의원까지 지낸 안상수 후보가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표 분산 우려가 발생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과 5일 두 차례 강화도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부산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민주당은 텃밭인 전남 영광에서 애를 먹고 있다. 혁신당이 '민주당 견제론'을 내세우고, 진보당은 지역 바닥정서를 훑으며 약진하는 등 3자 구도를 형성했다.
남도일보가 7~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35%로 오차범위 내에서 우위를 보였다. 장세일 민주당 후보 33.4%, 장현 혁신당 후보 27.4%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치권에서는 진보당 약진을 두고 바닥 민심을 공략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시골에는 칼 갈기, 고추 따기, 잡초 뽑기 등 온갖 잡일이 많은데 진보당 관계자들이 6개월 전부터 내려가 대신 해주면서 동네 사람들 인심을 많이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호남 특유의 '전략적 선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호남은 대선 등 중요한 국면에서는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지만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아닌 다른 진보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를 선택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에브리리서치 여론조사는 응답률 5.3%,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 포인트다. 조사 방법은 무선 100% ARS 자동응답조사 방식이 사용됐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응답률 18.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다. 조사 방법은 무선전화 가상번호 95%, 유선전화 RDD 5%를 이용한 자동응답 ARS 방식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