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핫하디 핫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2라운드 톺아보기

2024-10-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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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 누가 이겨도 '승자의 저주' 가능성 높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을 두고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기 때문인데요. 이번 공시학개론에서는 고려아연이라는 회사와 경영권 분쟁이 생긴 이유, 현황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비철금속의 강자 '고려아연'
 
영풍그룹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종합비철금속 제련회사로 1974년 8월 1일에 설립됐으며 국내 주식시장에는 1990년 7월 28일에 상장했습니다.
 
주요 사업인 비철금속산업은 대표적인 국가 기간산업 중 하나로, 최근 원자재 중요성이 부각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는 산업군으로 꼽힙니다.
 
고려아연은 주로 아연, 연, 금, 은, 동 등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아연 64만톤, 연 43만톤, 금 12톤, 은 2500톤, 동 3만4000톤, 황산 150만톤 등 대규모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산능력은 세계 2위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연결대상 종속기업은 올 상반기 기준 79개사이며 21개사가 주요 종속회사로 포진됐습니다. 최근에는 이차전지 핵심소재 전해동박을 생산하고, 전자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금속을 추출 및 조달하는 자원순환 사업,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개발 사업 등 신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올 상반기 누적기준 매출 5조4335억원, 영업이익 4532억원, 당기순이익 2879억원 등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의 경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34% 급증했습니다.
 
지속적인 성장세와 함께 고용안정성, 워라밸까지 갖춰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옛말이 된 '한 지붕 두 가족'
 
이 같은 고려아연의 성장세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장병희·최기호 영풍그룹 공동창업주 일가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동업하면서 그룹을 운영했는데요. 장씨 가문이 영풍, 영풍문고, 전자부문 계열사를 맡고, 최씨 가문이 고려아연과 기타 비철금속부문 계열사를 맡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수요 증가로 인해 모회사 영풍그룹의 캐시카우로 성장했죠. 반면 영풍그룹은 각종 사업악화로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 와중에 고려아연은 꼬박꼬박 배당금을 챙겨줘야 했죠.
 
최윤범 회장 등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 사업을 전담하고 있지만 영풍의 보유지분이 25%가 넘습니다. 사실상 영풍이 지배구조 우위에 있는 셈이죠.
 
그러던 중 고려아연은 신사업 확장 등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 배당을 줄이려 했고, 이는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독자노선을 걸으려 결정한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주주총회를 통해 사실상 선전포고했습니다.
 
당시 서린상사는 장세환 대표 등 장씨 가문이 사업을 맡고 있었지만 고려아연 지분이 66%에 달했죠. 고려아연 주도로 열린 주주총회에서 장형진 고문이 사임하는 등 장씨와 최씨 가문의 동업은 결렬됩니다. 이후 그룹의 핵심 기업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확전됩니다.
 
◇'쩐의 전쟁→법적 공방' 날선 대응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최윤범 회장을 중심으로 고려아연, 베인캐피탈 연합과 영풍그룹을 중심으로 영풍, MBK파트너스(이하 MBK연합)가 맞붙는 중입니다.
 
고려아연 측은 최대 372만주, MBK연합은 최대 302만주를 확보하려 합니다. 양측이 고려아연 공개매수로 동원하려는 자금은 약 7조원 규모로 고려아연 측이 3조1000억원, MBK연합이 3조6000억원을 투입하려고 합니다.
 
‘쩐의 전쟁’으로 치닫는 가운데 고려아연은 7일 공개매수자금 조성 내역을 정정했죠. 앞서 고려아연은 자기주식 공개 매수를 위해 조성한 자금이 자기자금 1조5000억원, 차입금 1조1635억원으로 신고했다가 자기자금을 5000억원으로 줄이고 차입금을 2조1635억원으로 늘렸습니다. 차입금을 자기자금으로 공시한 것에 대해 적절성 논란이 일자 정정한 것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이 ‘승자의 저주’로 끝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시장에서도 83만원까지 상승한 고려아연 공개매수가에 대해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며 추가적인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법적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려아연 측은 MBK연합의 공개매수에 대해 원천무효를, MBK연합은 고려아연의 자기회사주식 매입이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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