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일본에서 요양시설 직원의 노인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손 부족으로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직원들이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케이스가 늘면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정신적·신체적 학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도에 있는 한 요양 시설에서는 지난 6월 한 직원이 입소자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요양보호사 자격을 갖고 있었으며 매칭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채용된 일용직이었다.
다른 직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설치된 카메라 영상을 확인한 결과, 문제의 직원은 고령의 남성 입소자에게 머리를 맞자 그의 몸을 밀쳐 머리를 침대에 부딪히게 했다. 이 직원은 사건 직전까지 야간 근무에 시달렸고, 당일도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혼자서 9명의 입소자를 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은 요양보호사와 시설을 연결해주는 매칭 앱을 통해 채용됐는데, 자격증과 신분증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것만으로 지원이 가능했으며 면접을 보지도 않았다. 시설에서는 채용 후 처음 3일 동안만 직원이 동행했고, 특별한 교육 등은 받지 않았다.
일본 요양시설의 일손 부족 문제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경부터다. 입소 희망자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요양보호사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정직원만으로는 국가가 정한 배치 기준을 충족할 수 없게 됐고, 파견 직원에 의존하게 됐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조사를 시작한 2006년도의 54건 이후 간병(개호)시설 종사자들에 의한 학대는 꾸준히 증가해 2022년에는 856건(전년 대비 15.8% 증가)으로 2년 연속 최다를 경신하고 있다. 내용별로는 '신체적 학대'가 57.6%로 가장 많았고, '심리적 학대'(33.0%), '방치 등'(23.2%)이 뒤를 이었다.
간병인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후생노동성 추산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수가 거의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40년에 필요한 간병 인력은 약 272만 명으로, 현재보다 약 57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학대에 문제에 정통한 니혼대학 야마다 유코 교수는 아사히에 "학대는 교육이 부족한 환경에서 발생하기 쉬우며, 앞으로도 일용직 직원을 활용하는 시설이 늘어나면 학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학대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기 고용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가 필요하며, "연수를 받은 사람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가가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후생노동성은 올해부터 요양 시설 등에서의 노인 학대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대책을 세우지 않는 사업소는 보수를 삭감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