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추 가격 끌어올린 기후변화…'벼멸구 공습'에 쌀도 위협

2024-09-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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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경남 김해시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겨 있다.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전체 과일 물가 상승세를 주도한 '금(金)사과 사태'가 일부 진정되고 있지만 배추를 중심으로 채소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한 포기 가격이 2만원을 오가면서 급기야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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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감소에 수입 의존 전략 고수

기후변화 대응센터 건립도 차질…첫 삽도 못 뜬 상태

지난 22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경남 김해시에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긴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경남 김해시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전체 과일 물가 상승세를 주도한 '금(金)사과 사태'가 일부 진정되고 있지만 배추를 중심으로 채소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한 포기 가격이 2만원을 오가면서 급기야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때 아닌 늦더위에 벼멸구가 창궐하면서 수확을 앞둔 농가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쌀 수요가 줄면서 '남아도는 쌀'을 걱정했지만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 일본과 같은 '쌀 부족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9월 중순 이후까지 지속된 고온 현상으로 지난 22일 기준 전체 벼 재배면적 69만7714㏊ 중 3.7%에 해당하는 2만6000㏊가 벼멸구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벼멸구는 통상 6~7월 사이 바람을 타고 중국에서 국내로 유입돼 벼를 말라 죽게 하는 해충이다. 최저기온이 20도 이하로 내려가면 활동성이 떨어지는 벼멸구는 그간 국내에서 2세대 정도 번식했다. 하지만 올해는 9월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면서 3세대까지 번식이 이어지며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번 벼멸구 피해 면적 2만6000㏊는 앞서 정부가 올해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초과생산량 2만㏊(약 10만t)에 대한 사전 시장 격리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당장 수급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향후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 벼멸구를 비롯해 생육 지장 요인이 증가하게 된다. 이미 일본에서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쌀 생산량이 줄면서 수십 년 만에 쌀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올 초 사과 도매(10㎏) 가격이 9만원을 넘는 '금사과 사태'에 이어 최근 포기당 가격이 2만원을 오가는 금배추 사태로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50% 이상 오른 배추 가격은 김장철을 앞두고 쉽사리 내려가지 않을 전망이다. 극심한 폭염과 집중호우로 여름배추 출하량이 평년보다 10% 가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는 10월 배추 출하량도 평년 대비 3.3%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며 급등한 가격 진화에 나섰다. 중국산 배추 수입은 2010년, 2011년, 2012년 2022년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매번 농산물 수급 불안 상황이 재발할 때마다 수입으로 대응하는 것을 두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중장기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정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한 총괄 컨트롤타워인 '농식품 기후변화 대응센터'를 전라남도 해남에 2026년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토지 협상과 건축물 입찰 과정에서 변수가 생기면서 첫 삽조차 못 뜬 상황이다. 착공 시기는 올해 6월에서 내년 9월로 밀렸고 준공 시기는 2026년 하반기에서 2027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법이 바뀌면서 입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고 사유지 보상 문제로 일부 계획이 수정됐다"며 "준공은 늦어지고 있지만 각 조직별로 업무를 분담해 정책 공백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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