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6주 앞두고 나온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해리스는 7개 경합주 중 5개 경합주에서 트럼프보다 우위를 점했다. 다만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면서 접전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트럼프는 이번 대선이 자신의 마지막 대선이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미국 CBS가 18~20일 등록 유권자 31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투표 의향이 있는 응답자(오차범위 ±2.1%포인트) 중 52%는 해리스, 48%는 트럼프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7개 경합주에서도 해리스 지지율이 51%로 트럼프(49%)를 2%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는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50% 지지율을 보였는데 해리스가 격차를 벌린 것이다.
투표 시 경제를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택한 유권자 중 해리스 지지율은 8월 43%에서 47%로 올라갔다. 반면 이들 유권자의 트럼프 지지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53%로 떨어졌다.
또한 NBC가 13~17일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도 해리스는 49%의 지지를 얻어 44%에 그친 트럼프보다 5%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을 때 실시된 조사와 비교하면 해리스의 지지율은 바이든보다 6%포인트 더 높지만 트럼프는 1%포인트 줄었다고 NBC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이번이 마지막 대선 도전임을 밝히며 당선을 위해 주력할 뜻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미국 TV뉴스쇼 ‘풀메저’ 인터뷰에서 이번에 당선되지 못하면 4년 뒤에 다시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이번에) 우리가 성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수정헌법 22조는 임기 4년의 대통령직을 연임 여부에 상관없이 최대 2번까지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대통령을 역임한 바 있는 트럼프가 올해 승리하면 2028년 출마가 불가능하다. 패배해도 4년 뒤 82세가 되는 만큼 이번이 백악관 입성의 마지막 도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해리스는 기세를 몰아 남은 기간 경합주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새로운 경제 공약을 내놓는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스가 이번 주에 새로운 경제 공약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해리스는 자녀 세액공제 확대와 저렴한 주택 공급, 바가지 가격에 대한 대응 등 ‘기회 경제’라는 이름이 붙은 경제 분야의 공약을 밝힌 바 있다. 경합주의 무당층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다. 해리스는 25일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에서 경제 공약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10일 토론회에서 판정승을 거둔 해리스는 트럼프를 향해 2차 TV토론 개최를 강력 주장했다. 카멀라 해리스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상대방(트럼프)은 (2차 토론을) 수락해야 할 때 이를 피할 명분만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해리스는 CNN의 10월 23일 토론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트럼프는 이에 대해 “너무 늦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편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해리스와 트럼프 측이 2차 TV토론 대신 다음 달 7일 방송 예정인 미국 CBS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서 나란히 인터뷰를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인기 방송 중 하나로, 바이든과 트럼프의 인터뷰가 나란히 방영됐던 2020년 대선 당시에는 모두 1740만명이 시청했다. 이는 지난 2년간 이 방송이 기록한 가장 많은 시청자 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