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 바탕에는 '金·盧·文 정신과 적통을 계승'하려는 김 지사의 사명감이 담겨 있다. 머무는 동안 굵직한 메시지도 여럿 던졌다. 김 지사는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참가, 축사를 통해 "겨레의 염원 한반도 평화의 꿈 반듯이 이룰 것"이라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함께 꾸었던 남북경협회담 꿈, 경기도가 이을 것”이라는 각오도 다졌다. 이후 전남 여수시 화양면 안포마을을 방문해 하루를 묵었다.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선 "국민이 나라 걱정하는 시대 반듯이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그 중간에는 광주 동구 소재 '사형수 김대중'을 준비하는 푸른연극마을을 들렀다.
연극 '사형수 김대중'을 관람한 뒤 "민주화 성지 광주 그 중심에 김대중 전 대통령 있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여수 인포마을 방문은 유의미했다. 4년 전 야인시절 부인 정우영 여사와 함께 전국을 여행하다 들른 곳으로, 김 지사가 정치에 출사표를 던지도록 '모티브'를 제공한 곳이라는 사실이 처음 알려져 더욱 그랬다.
김 지사의 이번 호남방문은 이 외에도 정치권에 많은 화두를 던졌다. 우선 '金·盧·文 정신과 적통'을 계승하겠다는 복심을 더욱 확고히 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무늬만 민주당이 아닌 그 안에 담겨있는 '정체성'까지 차기 대권을 통해 완성하겠다는 다짐을 행동과 실천으로 다시 보여줬다.
정치인의 대권도전 역사에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 '호남의 민심을 얻어야 성공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김 지사는 이를 뛰어넘어 민주당 출신 3명의 대통령 정신까지 가슴에 담겠다고 나서고 있다. 민주당이 이러한 3명의 대통령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정치사의 '민주 평화 민생'의 산실로 성장했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작금의 민주당 정체성은 많이 퇴색했다는 것이 여론이다.
김 지사가 현재 이재명 대표가 일극 체제인 민주당 내 대안 세력으로 꾸준히 언급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지사는 지금까지 취임 이후 10번째, 올해만 4번째 광주 호남을 찾았다. 방문 때마다 민주당의 심장부임을 감안한 '정치 개혁의 당위성'을 설파하며 차기 대권 잠룡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러면서 세 분의 대통령을 따라가려면 '족탈불급'(足脫不及/맨발로 뛰어도 따라가지 못함) 하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겸손함도 잃지 않고 있다.
본격 대권 플랜을 호남에서 가동 중이라는 소리도 그래서 듣고 있지만, 앞으로 김 지사의 진정성이 얼마나 통할지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