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 여야가 본격적인 대치 국면에 돌입한다. 야당의 입법 드라이브에 여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논의로 잠시 중단된 상태였지만, 19일 본회의가 예정되면서 전면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19일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 개정안'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 여사 특검법)', '순직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 진상규명 위한 특검 임명 등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쓸수록 오히려 지지율 하락을 가속화시킬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0%로 나타났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긍정이 20%대로 '회복 불가 상태'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거부권을 또 쓰는)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얼마나 어려운 길로 걸어 들어가는가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계속된다 하더라도 '채상병 순직 은폐 의혹'·'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방송 장악'·'동해 유전개발 의혹' 등 4개 국정조사를 밀어붙일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의사 일정 강행과 '입법 독주'에 동의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여야 간) 합의되지 않은 의사 일정의 강행 처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국회 본회의 일정이라는 건 여야 합의로 정해지는 것"이라며 의견을 보탰다.
다만 국민의힘으로선 야당의 입법 강행에 현재로선 필리버스터 밖에 대응할 카드가 없다. 박 원내대변인은 "필리버스터 여부는 내부에서 검토 단계"라면서 "19일 오후 1시 20분에 의원총회에서 관련 내용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본회의 참석과 야당에 맞서는 대응책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리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최종적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법안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