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의 양강 구도로 그려지던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가 우익 성향 여성 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의 상승세로 판세를 읽기 어려워지고 있다.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은 16일 자체 여론 조사 결과 자민당 지지층 사이에서 다카이치를 향한 지지가 두드러지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이 이달 15∼16일 자민당 지지층이라고 밝힌 18세 이상 10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차기 총재 선호도에서 응답률 27.7%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시바 전 간사장이 23.7%,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9.1%로 이었다.
총재 선거 투표 자격이 있는 응답자로 한정하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27.9%,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21.4%, 이시바 전 간사장 19.7% 순이었다.
교도통신은 이들 3명 가운데 상위 2명이 결선 투표에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투표일까지 열흘 정도 남아있어 판세를 점치기엔 아직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4∼15일 자민당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 및 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1500명을 대상으로 지지자를 조사한 결과 이시바 전 간사장을 꼽은 응답자가 26%로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25%로 2위였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6%로 3위로 드러났다.
자민당 총재는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에 의해 선출되는데, 국회의원 367표와 당원·당우 367표를 합산해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으면 결선 투표로 넘어간다. 여기서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국회의원 367표와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방표 47표를 합쳐 총재를선출한다.
요미우리가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통해 당원·당우, 그리고 의원 지지 표의 합산을 추산하면 이시바 전 간사장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123표로 같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05표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특정 후보가 과반을 차지하기 어려워 국회의원과 도도부현 표 만으로 승부를 내는 결선 투표를 통해 당선자가 확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지통신은 자민당 의원을 대상으로 15일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각각 의원 35명 전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지지 의원 수가 이들보다 적지만 지방 조직에서는 다른 후보들보다 인기가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