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다시 줄인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2000명 넘는 인력을 채용했지만, 올해 채용 인원은 1950여명에 그칠 전망이다. 코로나 직후 디지털화가 빨라지는 한편 영업점이 급감하면서 은행권 취업 문이 더 좁아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올해 연간 채용 규모가 1000명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채용 규모가 확정된 곳은 국민 200명, 신한 130명, 하나 200명, 우리 210명으로 총 740명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올해 4분기 중 하반기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5대 은행 중 우리은행은 가장 먼저 지난달 신입행원 채용 공고를 냈고, 이어 하나은행이 같은 달 26일 공고를 내며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 이달 들어 신한과 국민은행도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공고를 내며 우수인력을 뽑기 위해 나섰다. 대부분 올해 12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며 채용 절차를 마무리한다.
특히 5대 은행의 신규채용 규모는 코로나 이후 급격히 줄었다. 코로나 직전이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5대 은행은 매년 2000~3000명의 인원을 대거 채용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153명 △2018년 3121명 △2019년 2301명 등이다.
5대 은행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나선 건 코로나 이후 빨라진 금융의 디지털화 영향이 크다. 대면 방식이 줄었던 코로나 당시 비대면 영역이 확장하면서 5대 은행은 영업점 수도 빠르게 줄이고 있다. 2019년 4660개였던 5대 은행 점포는 지난해 3927개로 4년 새 733개가 문을 닫았다. 이에 자연스레 직원 수도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에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자금 여력이 늘어난 5대 은행이 채용 규모를 일시적으로 확대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5대 은행 순이익은 14조1022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올해 상반기도 8조25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지만, 최근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며 전년 대비 연간 순이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점포를 빠르게 줄이고 있고, 직원 수도 그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비대면 경쟁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어 모든 은행이 슈퍼 앱 같은 디지털 부문에 여력을 쏟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