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전자재료 사업부의 편광필름 사업을 약 1조121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을 통해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의 정체기(캐즘)를 극복하고, 핵심 사업 분야인 차세대 소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10일 편광필름 사업을 중국의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편광필름은 주로 LCD 및 기타 디스플레이 제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재료다.
거래 상대방인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는 NY캐피탈과 HMO의 합작 회사로, NY캐피탈은 2016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이 기업은 디스플레이, 스마트 자동차, 반도체 등 분야에서 40여개 관계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HMO는 NY캐피탈 산하의 관계사로 2014년에 설립되어 편광필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SDI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비주력 사업의 매각을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SDI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과 전자재료 사업부문으로 나뉘어 있으며, 전자재료 사업부문에서 편광필름 사업을 떼어내면 반도체 및 LCD 소재 생산만 남게 된다.
삼성SDI는 편광필름 사업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을 차세대 소재 개발의 지렛대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캐즘을 극복해야 하는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설 마련 및 운전자금 확보에 수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업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3547억원 상당이다.
특히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는 올해 초 신년 행사에서 “ASB(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SDI는 한국, 헝가리, 말레이시아, 미국 등지에서 배터리 생산 능력 확장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1월 울산시와 배터리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울산 하이테크밸리 3공구 개발 및 양극재 공장 설립 등에 1조원 상당의 투자금이 집행된다. 또한 미국에서는 GM과의 합작 투자 공장과 스타플러스에너지 1·2공장 등에서 연간 약 100GWh(기가와트시)의 생산 능력을 2027년까지 확보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스타플러스에너지에 1조4696억원을 대여한 상태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자재료 사업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편광필름 사업을 양도하기로 결의했다"며 "전자재료 사업 분야에서 반도체, OLED, 배터리 등 차세대 소재 개발에 핵심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로 배터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