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상기온과 폭염으로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벌 쏘임' 사고도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5일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이 밝힌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벌에 쏘여 목숨을 잃은 사람은 12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벌써 12명이 벌 쏘임으로 사망해 최근 4년간 연간 사망자의 수를 넘어섰다.
특히 벌 쏘임 사고가 매년 8~9월에 집중돼 추석을 앞두고 벌초와 성묘가 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양희범 교수로부터 가을철 야외 활동 때 벌 쏘임, 뱀물림 당했을 때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에 대해 들어본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주의'…무조건 병원 찾아야
추석을 맞아 벌초 과정에서 잘못해 벌집을 건드리면 순식간에 벌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된다.벌에 쏘였을 때 증상은 벌 종류와 쏘인 횟수,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말벌이 아닌 일반 벌은 보통 쏘인 부위에 통증, 붓기, 가려움 등의 반응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1~2일이면 증상이 사라진다.
중요한 건 알러지 반응이다.
벌 독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일반 벌에 쏘이더라도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
피부가 창백해지고 땀이 나고 두드러기·설사가 생기거나 호흡 곤란과 혀·목에 붓기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아나필락시스 쇼크라고 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심한 경우 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양 교수는 "평소 벌 독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며 "벌에 쏘였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과민성 쇼크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꼭 병원 응급실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뱀독 퍼지지 않으려 꽉 묶으면 괴사 위험
뱀에게 물리면 대개 독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끈이나 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 주변을 묶는다.실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이 뱀에게 물린 상처 위 또는 아래 부위를 풀기 어려울 정도로 겹겹이 묶거나 심지어는 케이블타이 또는 가는 철사로 칭칭 감아서 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처 주변 부위를 너무 꽉 묶을 경우 오히려 혈액 순환을 방해해 심한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압력이 강한 가는 철사나 케이블타이 등을 이용할 경우 혈액 흐름을 막아 상처 아랫부위가 괴사할 수도 있어 초기 응급처치 방법이 중요하다.
양 교수는 "물린 부위 5~10㎝ 윗부분을 끈이나 수건 등을 이용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게 묶는 것이 좋다"며 "지혈 목적이 아니라 동맥피는 일정량 흐르게 하면서 정맥피가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라고 조언했다.
또 "미지근한 물로 닦아낸 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로 절대 뛰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흥분해 심장이 빨리 뛰면 독이 더 빠르게 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