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지사의 전 참모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역할을 한 혐의로 미 수사당국에 체포·기소됐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검찰은 이날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의 비서실 차장이었던 린다 쑨을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사업가인 남편 크리스 후도 자금 세탁혐의로 기소됐다.
쑨 전 차장은 호컬 주지사와 주 지도자들이 대만 정부 관계자와 회동하는 것을 무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이 방미 과정에서 쿠오모 당시 주지사를 연회에 초청했지만, 쑨 전 차장은 이런 대만 측 요청을 주지사에게 의도적으로 전달하지 않았다. 쑨 전 차장은 이후 중국 측에 “차단했다”고 알렸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가로 쑨 전 차장의 남편은 중국에서의 사업활동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검찰은 “중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 덕분에 이들 부부가 뉴욕의 수백만 달러짜리 부동산과 하와이에 있는 190만달러(약 25억5000만원) 규모의 콘도, 2024년형 페라리 스포츠카를 포함한 고급 차량을 구매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관리의 개인 요리사가 준비한 오리고기 요리를 쑨 전 차장의 집으로 배달한 사실도 확인된다고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을 인용해 전했다.
AP통신은 “기소 내용이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가 10년 동안 뉴욕주 최고위층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쑨 전 차장은 주 정부에서 14년 넘게 근무하며 사업 개발, 아시아계 미국인 주무 부서 등에서 여러 직책을 맡았다.
이날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자택에서 신병이 확보된 두 사람은 모두 연방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이후 두 사람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한편, 쑨 전 차장의 남편은 플러싱에서 주류 매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 캐피털 그룹’, ‘메디컬 서플라이스 USA’, ‘LCA 홀딩스’ 라는 이름의 업체를 설립한 적도 있는데, 사업 성격에 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