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본격적으로 경합주 내 아시아계 미국인 공략을 위한 광고를 개시하기 시작했다. 강경 이민 정책을 공언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을 차별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올해 미국 대선에서 아시아계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캐스팅 보터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들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 CNBC가 해리스 캠프 보도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는 최근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경합주들에서 아시아·하와이·태평양계(AANHPI) 유권자들을 겨냥한 광고를 시작했다. 해리스 캠프가 송출을 위해 9000만 달러(약 1208억원)를 들인 이 광고들은 한국계 채널인 SBS텔레비전코리아를 비롯해 필리핀계 채널인 TFC, 베트남계 채널 혼비엣TV 및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리듀스드(Reduced)'라고 명명된 또다른 광고는 '오바마케어'로 일컬어지는 의료 지원 정책을 부각시키는 내용으로, 이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의료 보험 미수혜자 수를 63%나 줄였으나 트럼프는 이를 없애기 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리스-월즈 캠프의 앤드류 펑 AANHPI 담당 대변인은 "해리스 부통령은 헬스케어 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미 2백만명 이상의 AANHPI 고령자들을 위해 인슐린 상한가를 매월 35달러(약 47000원)로 고정시켰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 당시 전체 유권자의 4%를 차지했던 아시아계 미국인은 아직 목소리가 크지는 못하지만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인구는 2010년 이후 39%나 늘어났고 특히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의 경우, 지난 20년간 아시아계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캐스팅 보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유색 인종 정치 단체인 '아시아·태평양계 유권자 연합(APIAVote)'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90%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고, 특히 68%는 "절대적으로" 투표할 것이라고 강한 투표 의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직을 내려 놓기 전 실시한 설문 조사로,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투표 의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해리스는 지난 달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 행사에 참석해 아시아계 공략을 본격적으로 개시한 반면 공화당은 행사에 한 명의 대표도 보내지 않았다.
이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분의 2 이상은 혐오 범죄와 괴롭힘 및 차별 등에 대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리스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민주당 전당대회의 대미를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