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표 상단에 있던 선수들은 3라운드를 출발하지 못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텍사스주에서 자란 28세 골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이름은 스테이시 루이스. 루이스는 일요일 이른 오전부터 36홀을 소화했다. 첫 18홀 성적은 3언더파 69타, 두 번째 18홀 성적은 이븐파 72타. 마지막 두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다. 18번 홀에서는 40야드(37m) 거리에서 퍼터로 공을 굴려 깃대와 25피트(8m) 거리에 멈추게 했다. 8m 버디 퍼트는 그럼처럼 홀에 빨려 들어갔다.
힘겹게 점수를 지킨 루이스는 마지막 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약 1시간 뒤 우승이 결정됐다. 이날 1타씩을 잃은 두 한국 선수(최나연, 박희영)를 2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그런 그가 21일 올드코스로 돌아왔다. 11년 만에 AIG 위민스 오픈이 개최되면서다.
올드코스는 2013년에 비해 전장이 112야드(102m) 늘었다. 파는 그대로인 72다.
공식 기자회견에 착석한 루이스는 "(올드코스는) 언제나 날씨가 변수다. 2013년 토요일에는 강풍으로 3라운드를 출발하지 못했다. 이번 주 날씨는 끔찍해 보인다. 물론, 그때보다 코스는 부드러워졌다"고 설명했다.
루이스는 2013년 우승 당시를 돌아봤다.
"골프 본고장 우승자 목록에 내 이름이 있는 것은 정말 멋지다. 17번 홀 두 번째 샷은 경력에서 가장 좋은 샷이었다. 당시 쥔 5번 아이언은 사무실 골프백에 있다. 갖고 있는 유일한 클럽이다."
대회를 주최·주관하던 LGU는 2017년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에 흡수됐다. 대회 성격도 R&A 스타일이 됐다.
루이스는 "R&A 이후로 대회가 달라졌다. 남자 메이저를 운영해서 그런지 선수를 대하는 방식과 코스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대회가 성장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했다. 순환 코스 명단을 보면 즐겁다"고 말했다.
이번 주 대회장은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예보됐다. 루이스는 우승 과제로 건조함 유지를 꼽았다.
"라운드 중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비가 옆으로 내리기 때문에 숨을 수 없다. 손과 그립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 티잉 구역 위치로 2번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하고, 웨지를 잘 쓰는 선수가 우승할 것이다. 올드코스에서의 가장 큰 도전은 바로 이 두 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