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업계가 고물가 원인이 식품기업의 '바가지 가격 책정' 탓이라고 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주장에 대해 "소비자를 속이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식품 소매업체와 공급업체를 대표하는 단체인 식품산업협회(FMI)의 부회장 앤디 하리그는 이날 WSJ에 "우리는 특정 식품 가격이 확 뛰었다는 것에 대한 충격과 그것이 왜 화가 나는지 이해한다"면서도 식품업계의 탐욕이 인플레이션 원인이라는 해리스 부통령 주장은 "너무 단순화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식료품점협회는 "식료품 가격 이상 금지를 요구하는 공약은 문제를 찾는 해결책"이라면서도 식료품 가게 역시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식품업체 임원들은 이날 WSJ에 최근 수년간 인건비와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 인상, 신제품 개발비를 감안해 이윤을 남기려면 그 정도 인상 폭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WSJ은 "식품 제조업계는 이익률이 타 산업에 비해 적으나, 미국인들이 경제 상황에 화가 났을 때 업계가 정치적으로 쉽게 공격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간식 대기업 켈라노바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카힐레인은 지난해 WSJ에 업체가 이익을 남기면서도 동시에 가격을 낮추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켈라노바는 지난해 시리얼 제조업체 켈로그가 스낵 사업 부문을 분리하면서 새로 세운 업체다. 그는 "회사가 수익이 줄도록 내버려둔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소비자 단체 등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을 반기고 있다. 아울러 일부 식품업계 임원들조차 상품 가격이 너무 높다고 본다고 WSJ은 전했다. 요구르트 전문 식품회사 초바니의 설립자인 함디 울루카야는 올해 초 WSJ 인터뷰에서 최근 식품 가격 급등에 대해 "이것은 무책임한 일이며, 식료품 상품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형 식품사는 최근 자체 캠페인을 벌여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츠, 몬덜리즈 등 식품업체는 가격 인상 속도를 늦추고, 할인을 확대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