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지리적·경제적 이점에 힘입어 동남아시아의 유망한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하노이가 진정으로 동남아의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프라, 기후, 생활비 측면에서 많은 과제들을 극복해야 한다.
하노이의 발전 잠재력
하노이는 동남아의 선도적인 데이터센터가 되기 위한 경쟁에서 유력한 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5일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컨벤션 2024 행사에서 기술업계 지도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태국, 말레이시아와 함께 베트남이 데이터센터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하노이는 국내외 투자자를 데이터센터 분야로 유치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겸비하고 있다.
그는 데이터센터 투자 기업의 관점에서 하노이가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는 이상적인 지리적 위치라고 말했다. 홍강 삼각주에 위치한 하노이는 지진과 같은 심각한 자연재해의 영향을 덜 받고, 이는 높은 내구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적·정치적 이점도 있다. 인구 약 850만명으로 베트남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하는 하노이는 디지털 서비스의 잠재적인 시장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첨단 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좋은 인프라가 잇다. 현재 하노이에는 약 37만개 기업이 있으며, 그중 최대 1만개 기업이 정보기술(IT) 기업이다. 또한 약 17만명의 숙련 IT 기술 인력 등 풍부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하노이는 다른 동남아 도시에 비해 눈에 띈다. 이곳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드는 땅값은 ㎡당 약 120달러(약 15만원)로 호찌민시나 싱가포르 같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다. 하노이의 인건비도 동남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저렴해 주변 국가에 비해 40~50%에 불과하다.
극복 과제
하지만 하노이는 많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최고의 데이터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가혹한 기후 조건이다.
베트남남부지역디지털미디어지회(SVDCA)의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파트너 개발 위원회 팜응우옌쑤언꾸잉 대표는 하노이는 평균 습도가 최대 70%에 달하는 습한 열대 기후이고, 기온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름에는 기온이 최고 40~41도까지 올라가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고, 이는 결국 장비 유지관리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인프라 문제도 큰 장벽 중 하나다. 베트남은 해저 광섬유 케이블 라인이 많지만 대부분은 중부 지역, 특히 다낭, 꾸이년이나 남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하노이 등 북부 지역은 네트워크 인프라가 부족하다. 이는 데이터 전송 속도와 시스템 대기 시간 등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하노이의 생활비가 베트남 내 최고 수준인 것 역시 부담 요인이다. 땅값과 초기 인건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을 수 있지만 높은 생활비는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디지털 전환 드라이브
그럼에도 베트남, 특히 하노이는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의 디지털 혁신은 디지털 정부, 디지털 경제, 디지털 사회라는 세 가지 영역에 중점을 두고 추진된다.
하노이가 발표한 디지털 혁신 전략 계획에는 네트워크 인프라, 전력 인프라 및 인적 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가 포함되어 데이터센터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밖에도 하노이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5G, 메타버스,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분야는 디지털 기술 산업 발전의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SVDCA의 꾸잉 대표는 하노이가 진정한 선도적인 데이터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투자자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데이터센터에 있어서는 기후나 인프라 조건과 관련된 정보가 시스템 설계 및 데이터센터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며 “외국 투자자와 거래할 때 이러한 정보는 완전하고 정확하게 제공되어야 하고, 투자자가 투자 환경에 대해 보다 포괄적이고 정확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정치적·법적 정보도 제공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노이는 산적한 과제에도 불구하고 유리한 지리적 위치, 경쟁력 있는 건설 비용 및 고품질 인적 자원 덕분에 우수한 데이터센터 목적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앞으로 베트남 정부의 지원과 국제 전문가의 협력 및 정책과 인프라의 개발을 통해 한계를 극복한다면 동남아시아의 선도적인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