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작'인 입추에 말복까지 지났지만 더위는 좀처럼 꺾일 줄 모른다. 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폭염에, 사상 최장 열대야까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해수욕장을 찾는 늦은 피서객들이 늘고 있다.
특히 강원도 동해안 해변가는 더위를 피해 온 피서객들로 때아닌 피서객이 물밀듯 쏟아지고 있다. 이에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폐장 시기를 미루고 연장 운영에 돌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장 많은 피서객이 찾은 곳은 강릉(28.1%)이다. 이어 고성 18.5%, 삼척 12.5%, 동해 9.4%, 속초 9.1%가 각각 증가했고, 양양만 유일하게 11.0% 감소했다.
폭염에 열대야까지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동해안 피서객이 예년보다 대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지난달 21일부터 열대야가 이어져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래 한 번도 없었던 장기간 열대야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임모씨(26)는 "여름 피크는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주말내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더워서 도심을 떠나 속초 해수욕장에 다녀왔다"면서 "다음주 주말에도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물놀이를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하루 동안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31만7520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34.3%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많은 피서객의 발길이 이어지자 강원 동해안 지역 해수욕장은 18일을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폐장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고성 등 일부 해수욕장은 이달 말까지 연장 운영을 결정했다.
고성군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전국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부 해수욕장 운영을 8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봉포해수욕장은 오는 25일까지, 아야진·천진 해수욕장은 31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양양지역은 하조대를 제외한 낙산과 기사문, 남애 등 20개 해수욕장이 25일까지 피서객을 맞는다.
강릉시 등 다른 시군도 계속되는 폭염 등에 따라 해수욕장 운영 연장을 고려했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계획대로 폐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