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 양대 팹리스인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가 글로벌 인공지능(AI)칩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AI칩을 공개한다. 그동안 국내에 국한됐던 자사 AI칩 수요를 글로벌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으로 확대하고 기업 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와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다음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개최되는 'AI 하드웨어&에지 AI 서밋' 행사에 키노트(기조연설) 연사로 선다.
리벨리온와 퓨리오사AI는 대표가 직접 차세대 AI칩을 공개한다. 리벨리온은 오는 4분기 설계가 마무리되는 '리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벨은 다수의 처리장치를 하나로 묶는 '칩렛' 구조로 설계되어 매개변수 1000억개(100B) 이상 초거대 AI를 단일 칩에서 추론(실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8단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D램을 탑재해 국산 AI칩 가운데 가장 빠른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표는 AI칩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지원 강화에 관한 발표도 진행하며 엔비디아 쿠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맞불을 놓는다. AI 모델과 추론용 AI칩을 쉽고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vLLM'과 차세대 AI 개발 라이브러리인 '파이토치 2.0' 지원에 대해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퓨리오사AI는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AI칩 레니게이드(RNGD)에 관해 발표한다. 레니게이드는 SK하이닉스 HBM3(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D램을 탑재하고 TSMC 5㎚ 공정과 CoWoS(2.5D 패키지)로 제작됐다. 국산 AI칩 가운데 처음으로 HBM을 탑재한 만큼 강력한 AI 추론 성능과 엔비디아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과 구체적인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예측된다.
두 회사는 이번 행사가 성공적인 기업 공개를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사 AI칩이 엔비디아 AI칩보다 AI 추론 성능이 우수하고 운영 비용이 저렴한 것을 전 세계 AI 업계 관계자들 앞에서 시연함으로써 대형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리벨리온은 삼성증권을, 퓨리오사AI는 NH투자증권을 기업 공개를 위한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글로벌 고객 확보로 매출을 확대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음으로써 신형 AI칩 연구개발과 양산을 위한 비용을 지속 확보하겠다는 게 두 회사의 복심이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양대 메모리 업체도 참가해 HBM, 기업용 SSD 등 자사 AI 메모리 알리기에 나선다. 모빌린트, 딥엑스, 오픈엣지 등 다른 국내 AI칩 팹리스도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