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증권의 자산관리(WM) 부문 자산 규모가 6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7년 KB증권이 현대증권과 통합 출범했을 당시의 WM 자산 규모 12조6000억원과 비교해 약 4배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50조원을 넘어선 뒤 1년 만에 10조원이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은 초고자산가 자산관리 센터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의 역할이 컸다. KB증권이 2년전 초부유층 전담 GWS 본부를 신설하고 지난해부터 주요 거점 점포를 대형화(금융센터)하고 초고액자산가 특화 점포를 확대해 온 결과다.
이 본부장에게 '강남 부자'들의 투자전략과 빠르게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봤다.
이 본부장은 "작년과 재작년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수익률이 높아 채권 투자 비중이 높았다"며 "현재는 채권 투자 이익을 실현하며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는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인 금융주를 비롯해 국내외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20여 년간 서울 강남에서 프라이빗뱅커(PB)로 일해본 경험으로는 정책 관련주가 공론화되면 수익률이 좋았다"라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올해 연말을 대비해서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리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엔비디아, 인텔 등 회사에서 논란이 발생해 인공지능(AI) 테마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지만 AI 기반 서비스가 모든 산업군에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큰 틀에서는 AI 반도체 관련 ETF쪽으로 투자를 집중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는 신흥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 투자 펀드와 미국 장기 국채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 대신 미국 채권에 주목하는 이유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결국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외에도 자산을 빠르게 불려가는 방법으로 적립식 투자 방법을 추천했다. 적립식 투자는 적금처럼 일정한 주기를 정해두고 주식, 펀드, ETF 등 투자 상품에 장기간 꾸준히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본부장은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 여러 번 단계에 걸쳐 저가 매수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해야 시장이 좋아질 때 이익 실현해 종잣돈을 만들 수 있다"며 "다만 ETF를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면 해외보다는 국내 쪽이 유리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해 주식처럼 거래하는 펀드지만 국내에서는 펀드와 동일하게 배당소득세가 적용된다. 반면 해외 ETF는 주식으로 취급해 양도소득세를 적용한다. 국내 ETF를 매매해 얻은 차익은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고, 해외 ETF는 22%의 양도소득세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