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2분기 실적 어쩌나…DL이앤씨·대우건설 영업익 '뚝'

2024-08-04 16:51
  • 글자크기 설정

신규 수주도 급감…원가율 1%대 수익성 '악화'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sp500ajunewscom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sp500@ajunews.com]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2분기에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대우건설과 DL이앤씨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원자잿값 상승, 고금리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영업이익률 1%대 그친 곳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상위 7개사(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가운데 5곳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악화했다. 

특히 DL이앤씨는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326억원으로 전년 동기(1620억원)보다 54.7% 급감해 하락 폭이 컸다. 대우건설도 2분기 영업이익이 1048억원으로 전년 동기(2177억원) 대비 51.9%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작년 2분기 실적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와 원가율 상승, 현장 수 감소 등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일부 현장의 원가율 조정과 대손 반영으로 인해 실적이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2830억원으로 전년 동기(3050억원) 대비 7.2%(220억원) 감소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14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35억원보다 34.1% 줄었다. 

다만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GS건설은 지난해 2분기엔 41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영업익 93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57억원) 대비 839% 급증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고금리 장기화,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인상 등으로 원가율이 치솟으며 수익성이 악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10대 건설사 중 실적이 개선된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 DL이앤씨는 작년 2분기 3.6%에서 올해 1.6%으로 급감했으며 현대건설도 3.1%에서 1.7%로 줄어 올해 영업이익률 1%대에 머물렀다. 삼성물산은 6.4%에서 5.8%로, 대우건설도 6.7%에서 4.1%로 줄어들었다. 
 
상반기 신규 수주도 전년 比 반토막…"업황 개선까지 1~2년 소요될 것"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대형사들의 상반기 신규 수주도 크게 줄었다. DL이앤씨는 신규 수주액이 지난해 상반기 5조5137억원에서 올 상반기 3조581억원으로 44.5% 급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상반기 총 6조61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4조3720억원보다 46% 줄었다. 대우건설은 작년 상반기 5조8063억원에서 올 상반기 수주액이 4조4008억원으로 24.2%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16조6650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20조7270억원 대비 19.6% 줄었다.

특히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지난 7월 들어서야 마수걸이 수주를 달성했다. 지난달 6일 대우건설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6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DL이앤씨는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하반기 이후로도 건설업계의 전반적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전국 미분양 리스크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02로 4년 전인 2020년 6월(99.35)보다 30.67포인트(p) 올랐다. 건설경기 위축으로 건설업 생산지수도 하락했다.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건설업 생산은 전월보다 0.3% 줄어 지난 5월(-4.4%)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1년 전 대비 4.6%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 2022년 3월(-5.1%)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미분양 리스크도 여전하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4037가구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4856가구로 전월(1만3230가구) 대비 12.3% 증가했다. 특히 지방의 물량이 1만1965가구로 전체의 80.5%를 차지한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8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주택시장 회복이 건설사들의 사업여건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는 있지만, 건설사들의 주택 공급물량이나 PF보증 현장의 상당 부분은 지방 현장"이라며 "지방은 올 들어 미분양 리스크가 더 커지며 여전히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산업 업황이 개선되려면 지방을 포함한 전체 주택시장 회복을 통한 미분양 해소와 PF리스크 연착륙이 필요하다"며 "업황 개선까지는 향후 1~2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