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치러지는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에 원서를 낸 의대생이 전체의 11%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전공의 부족에 이어 신규 의사 절벽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이 지난 26일 오후 6시 의사 국시 실기시험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364명만이 원서를 냈다.
실기는 의사 면허 취득 첫 단계다. 의사 면허를 받으려면 9∼11월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국시 실기와 이듬해 1월 필기에 모두 합격해야 한다.
의사 국시는 의과대학 6개월 이내 졸업 예정자부터 응시할 수 있다. 올해 대상은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3000여명과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외국 의대 졸업자 등 3200명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11.4% 정도만 지원한 것이다. 특히 의대생 응시자는 159명으로 5%에 불과했다.
의대생들의 의사 국시 '보이콧'은 예상됐던 결과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지난 21일 의사 국시 응시 예정자인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2903명)의 95.52%에 해당하는 2773명이 국시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의대생들까지 의사 면허 취득을 포기하면서 내년에 배출될 의사 수는 3000명가량이던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전공의 수급 차질이 1년 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반기 전공의 모집도 차질을 빚고 있다. 수련병원 중 하반기 모집 계획을 밝힌 110곳은 지난 22일부터 전공의 모집에 들어갔다. 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서 확정한 하반기 모집 인원을 총 7645명으로 △인턴 2525명 △레지던트 1년차 1446명 △2~4년차 3674명 등이다.
각 수련병원은 오는 31일 오후 5시까지 모집 원서를 받은 뒤 면접 등을 거쳐 9월부터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반발로 하반기 모집도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교수들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발하며, 수련 보이콧을 잇달아 선언했다.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서울성모·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5개 의대를 포함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3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전공의들의 온전한 복귀 없이 일부 충원에 의존하는 미봉책으로는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공의 교육 주체인 진료과 교수들 반대에도 복지부 지도에 따라 진행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 처방으로 상생 정책을 펼쳐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연세대 의대 교수 비대위와 가톨릭대 의대 9개 진료과 교수 등은 "하반기에 들어온 전공의의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며 수련 거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