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이른바 BBA로 불리는 독일계 고급차 브랜드를 시작으로 외국계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 출혈경쟁에서 하나 둘 씩 발을 빼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나친 가격 경쟁이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 먹고,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판단에서다.
BMW 신호탄···獨 고급차 3인방 가격 인상
가장 먼저 가격 인상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BMW다. BMW는 이달 12일 가격 경쟁에서 빠진다고 선언하며 중국내 판매 차량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베이징 차오양구에 위치한 BMW 매장의 한 영업직원은 전 제품 가격을 모델별로 3만~5만 위안(약 570만~950만 원)씩 인상했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도 뒤따라서 차량 가격 인상에 나섰다. 아우디 관계자는 “Q5L, A6L, A4L 등 주력 판매 모델 가격을 소폭 인상했고, 앞으로도 계속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상향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현재 대다수 브랜드가 차를 팔 때마다 적자를 내는 게 현실"이라며 "이제 BBA 등 럭셔리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한 만큼 중국 자동차 시장 가격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랜드 가치 유지···낮은 재고량도 도움
이들이 출혈 경쟁에서 발을 뺀 것은 우선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BBA로선 가격을 유지하면서 판매량을 통제하는 게 브랜드 가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외국계 합작 브랜드는 그간 이익도 포기하고 가격 인하에 나섰음에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는 실패했다. 중국 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독일계 브랜드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0.4%에서 19.4%로 하락했다. 일본계 브랜드도 17%에서 14.9%로, 미국계 브랜드도 7.9%에서 6.7%로 하락했다. 반면 중국 로컬 자동차 브랜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1.9%에서 56.5%로 높아졌다.
게다가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대다수 공장이 사실상 휴식기를 맞아 감산에 돌입한 데다가, 올 상반기 가격 할인을 통해 판매에 나서 재고량도 떨어진 상태다. 예년에도 여름철은 판매 비수기라 할인 혜택이 적었던 만큼 사실상 당분간 가격 할인을 중단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 최근 업계에서는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기업들이 혁신 기술 개발에 매달리기보단 단순한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신질 생산력을 통해 고품질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중국 지도부의 정책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리수푸(李書福) 지리자동차 회장도 최근 한 포럼 석상에서 "건전한 경쟁만이 고품질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출혈경쟁과 단순하고 조잡한 가격경쟁은 오히려 부실한 생산, 가짜 양산, 무질서한 무법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경기 둔화세로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중국 자동차 업계는 심각한 공급 과잉에 맞닥뜨렸다. 이에 올 들어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앞다퉈 차량 가격을 인하하는 출혈경쟁을 벌이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5월 기준 중국 자동차업계 평균 마진율은 5.3%로, 중국 다운스트림 산업기업 평균 마진율(6.1%)에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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