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과 아세안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조앤 린 선임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발간한 특별보고서에서 "강대국 간 경쟁 시대에 한·아세안 협력관계 강화가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한다면 미·중 갈등 속 '지역 균형자' 역할에서 벗어나 더 큰 주도권을 지닌 역할로 전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린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아세안의 주요 관심사인 남중국해에서 법 집행이나 대테러 활동, 해적 퇴치, 수산업 이주노동자 보호 등 협력해 주도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며 "안보 분야 외에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디지털 경제, 지속 가능 개발 등 신흥 분야에도 강점이 있어 아세안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방위산업 강국이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아세안에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았고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서 빠른 성장을 경험했으며 한국 대중문화가 큰 인기를 얻는 등 아세안의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중요한 기회를 갖고 있다"며 "한·아세안 협력 강화는 한국이 아세안에서 신뢰받는 강국으로 부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장근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도 '한·아세안 35주년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의 여정'이란 제목의 보고서 내 기고문에서 "한국은 이제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른 글로벌 중추 국가 구상에 따라 역내와 역외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힘을 합쳐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한·아세안 대화 관계 35주년을 계기로 발간됐다. 올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이후 연말께 정상회의 성과 평가와 향후 발전 방안 등을 제언하는 2차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