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의 정책 영향권에 있는 국내 채권과 친환경 관련주 시세가 급락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다. 금투업계에서는 에너지주 투자에 신중해야 하며 채권의 경우 단기채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밤 1차 미국 대선토론 직후 국내 친환경주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올해 3월 SK디앤디에서 나온 SK이터닉스 주가는 최근 이틀 사이 12.86% 떨어졌다. 그 외 씨에스베어링(-8.49%), 한화솔루션(-7.43%), 씨에스윈드(-6.46%) 등 국내 대표 친환경 관련주는 내림세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우려는 통화 정책 기조가 미국과 연계되고 외국인 투자 비중이 커진 한국의 장기채 금리 급상승과 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2일 오전 장 기준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입찰 부담에 전 거래일 대비 0.3bp 오른 3.21%를 기록했다. 전날 국고채 10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4.6bp 상승한 3.31% 올랐고, 30년물은 1.0bp 오른 3.21%를 기록했다. 미국채 10년물의 경우 전날 기준 6.5bp 상승했고, 장단기(10년물-2년물) 금리차는 6.3bp 올랐다.
이는 트럼프의 세금감면(TCJA) 법안 연장 계획이 결국 미국 정부 재정적자 확대와 이를 메울 국채 발행 증가에 따른 통화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JCJA를 연장하는 대신 관세 인상을 통해 재정 부족분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라면서 “다만 수입 관세는 미국 정부 총 세입의 2% 내외로, 관세 인상을 통해 전체 재정을 충당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안 연장시 향후 약 4조~4.6조 달러(5557조~6391조원) 규모의 재정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국채 발행과 장기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채권과 에너지주 투자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까지는 단기채를 매수하는 것이 좋고, 장기채 매수는 2차 대선 토론이 이후부터가 안전하다"면서 "트럼프 대세론이 계속된다면 에너지주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