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로 저축은행들이 몸집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소액신용대출 규모가 늘었다. 서민 급전 수요가 이어지며 고금리를 감수하면서까지 급한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 속 저축은행들은 비교적 높은 신용을 가진 사람들에게 대출을 내주며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63개) 1분기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1조1600억원으로 분기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1조216억원) 대비해서는 13.6% 뛰었으며 직전 분기(1조1488억원)에 비해서는 1%가량 늘었다. 16개 저축은행은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이 없었다.
소액신용대출은 저축은행별로 최대 300만~500만원가량의 금액을 담보 없이 빌릴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대출기간은 1~5년으로 짧은 편이며 이자는 평균적으로 18% 이상으로 적용돼 법정최고금리(20%) 수준에 가깝다.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서민들의 급전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서민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 잔액 또한 매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문제는 금리가 높은 소액신용대출 특성상 부실 위험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 저축은행은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며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한 지난달 기준 OK저축은행의 직장인 소액신용대출 상품인 '비상금OK론'의 신용평점별 취급비중(1개월간 신규대출액)을 보면 △900점 초과 0.49% △801~900점 14.88% △701~800점 69.53% △601~700점대가 15.1%를 차지했다. 1년 전인 2023년 6월과 비교하면 601~700점대 비중(26.5%)이 줄고 701~800점(57.93%) 비중이 늘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소액이라도 빌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대형저축은행들은 영업을 위해 대출 규모가 작고 비교적 다루기 쉬운 소액신용대출 잔액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