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의 미래] 석학 김의신 교수 "병원 운영 수익구조부터 고쳐야"

2024-06-27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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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전문가 제언

수가 대폭 올려야…보건의료지출 10%대로 인상 필요

엄격한 전원 제도 마련으로 '수도권 쏠림' 완화해야

"미국 병원예산 ⅓이 기부금"…기부문화 조성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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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신 텍사스대 MD앤더슨 종신교수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의신 텍사스대 MD앤더슨 종신교수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의료수가를 개선해 병원들이 '3분 진료'로 대표되는 박리다매식 운영을 하지 않게 해야 한다."

세계적 석학이자 의료계 원로인 김의신 MD앤더슨 종신교수는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문제로 시작된 의·정 갈등이 환자 불편을 물론 의료기관 경영난으로 확산하는 데 우려를 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 4~5월 113개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국 국립·사립대병원 52곳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정상적인 병원 운영이 어려워져서다.

지역 대학병원을 살리기 위해선 고질적인 문제인 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원할 때 관련 절차를 엄격히 하는 제도가 완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병원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미국처럼 기부금 문화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한 내용.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대학병원들이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하는 등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백지화하라고 하니 정부가 들어줄 턱이 없으니 현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아마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한국 의료 문제는 '수가'이지 '숫자'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단 한국 의사 수가 조금 모자란데, 한국은 하루에 환자를 최대 300명까지 진료한다. 미국 의사가 일평균 8명을 진료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재 의사 인력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인력들이 병원을 이탈하고 있으니 경영난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는 재정을 본격 투입해 필수의료 분야 수가를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정부가 의료개혁으로 필수의료 수가를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들어본 적은 없다. 한국의 보건의료 지출은 202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8.4%다. 같은 해 미국은 16.6%다.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는 못 가더라도 정부가 관련 지출을 10%대 초·중반으로 늘린다거나, 재정을 어디에서 얼마만큼 증액했는지 발표해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믿을 수 없는 것이다." 

-'3분 진료'로 대표되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의사 한 명이 환자를 최대 300명이나 진료하니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의사가 왜 이토록 많은 환자를 진료하는지 알아야 한다. 바로 낮은 수가 때문이다. 환자 한 명을 진료해서 얻는 수입이 낮으니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환자를 봐야 한다. 박리다매식 진료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 병원은 경영난이 더 심각해 필수의료 격차 확대에 관한 우려도 나온다. 

"근본적으로 고치기 힘든 병은 어느 병원의 의사도 고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일부 환자는 수도권 대학병원에서만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현 수가 체제에선 수도권이든 지역이든 환자 진료 건수가 중요한데, 지역에는 환자들이 안 오니 경영난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에선 전문의가 필요 없어지고 있다. 필요가 없으니 전문의가 없는 것이다.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 이를테면 지역 의사에게 서울에서 치료해야 하는 이유가 담긴 소견서를 받도록 하거나 교육을 통해 환자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큰 틀의 의료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학병원 수익구조를 바꿔야 한다. 우선 정부가 수가를 올림으로써 보건의료 지출이 GDP 대비 10% 초·중반대는 돼야 한다. 기부금 문화도 조성해야 한다. 미국 유명 대학병원들은 예산 중 3분의 1을 기부금으로 조성한다. 정부 차원에서 기부를 장려하고, 기부자에겐 세금 감면 등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동문뿐 아니라 대학이나 병원에 신세를 한 번이라도 진 사람은 모금 활동을 즐긴다. 한국에도 이런 변화가 생긴다면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지역 대학병원도 경영 위기도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김의신 박사= 1942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내과·임상의학·핵의학 전문의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군의관으로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와 워싱턴대, 존스홉킨스대 등에서 수학했다.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에서 32년간 종신교수로 재직하며 '미국 최고의 의사'에 11회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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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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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DP 2%면 몆십조를 국민보고 더 내라는 거잖아. 이게 무슨 석학이야. 치료분야 석학이면 치료분야만 귀 귀울여. 경영에서는 빵점이구먼.. 귀 귀울이면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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