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의 아리셀 공장 화재 희생자 대부분이 중국인으로 파악되면서 중국 언론도 관련 소식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중국 업계에서는 이번 참사를 교훈 삼아 현지 에너지저장(ESS)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 현지 언론은 주한 중국대사관을 인용해 이번 참사로 중국인 17명이 숨진 것으로 초보적으로 판단했으며 정확한 인원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한국 내 중국인 노동자가 많은 이유도 집중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아라셀 공장 근로자 100여명 중 대부분이 30~40대 조선족 여성이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에 대해 “지리적 접근성과 문화적 유사성 때문에 특히 조선족(한국계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일하는 것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도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을 때 언어 장벽이 없기 때문에 조선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연변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가는 중국인 노동자가 많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한국기업의 외국인 근로자가 급증했으며 지난해 연말 기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수는 250만8000명이었으며, 그중 중국인이 94만명(비중 37.6%)으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번 참사를 교훈 삼아 현지 에너지저장 발전소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의 80%를 생산하는 중국은 에너지시장 진입 문턱이 낮고, 이에 따라 대규모 에너지저장 발전소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사고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중국 중관춘 에너지저장산업기술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새롭게 투입된 에너지저장장치의 규모는 총 21.5GW(기가와트)에 달한다. 전 세계 신규 설치 규모의 50% 수준이다. 이 중 97%가 리튬이온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다.
중국 업계는 이번 화성 공장 화재뿐만 아니라 지난달 발생한 샌디에이고 오마이메사에 있는 미국 LS파워의 250㎿ 규모의 게이트웨이 에너지저장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도 함께 거론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 특성상 진압이 어려워 화재가 5일간 지속된 바 있다.
중관춘 에너지저장산업기술연맹의 탕량 부비서장은 “자체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문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3년 이상 된 에너지저장 발전소와 리튬인산철 기반 발전소는 즉시 검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