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과 투자자 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협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ELS 배상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될 H지수도 하반기엔 6500선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돼 은행은 연말까지 홍콩 ELS와 관련한 모든 악재를 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홍콩 ELS 손실과 관련한 자율 배상 합의가 3만2000건을 넘어섰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내놓은 조정안을 판매사와 투자자 모두 수용하면서 지지부진했던 피해 배상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은행권에서 배상을 가장 서둘러 온 신한은행도 합의 도출 건이 3800건을 넘겼다. 하나은행은 이달 중 3000여 건의 배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고, NH농협은행도 6400여 건에 대해 배상을 마쳤다.
이들 은행은 배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합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소송을 고려 중인 피해자들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배상 금액이 더 많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협의를 통한 피해 배상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피해자는 자율배상안을 수용하지 않고 집단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는데 소송을 진행하면 자율배상안보다 불리한 결과가 나와도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를 인지하고 있어 협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LS 배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기 위한 전제조건인 H지수도 상대적으로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6900대까지 올라선 후 현재는 6400~65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H지수의 하반기 상단밴드로 7500을 제시했다.
8월 이후 H지수는 6500선만 넘겨도 만기 도래하는 5대 은행 ELS에서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사실상 홍콩 ELS발(發) 악재는 연말까지 대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H지수가 다시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현재까지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대부분 고객이 조기상환이 되면 기존 합의를 진행 중인 고객과의 절차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