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이 50도를 넘어서는 '극한 더위' 속에 진행된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하지)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24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국영 SPA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하지 기간 사망자만 1000명을 넘어섰다.
사우디 정부는 처음으로 성지순례의 사망자 공식 집계를 공개했다. 지난 19일까지 6일간 진행된 하지가 마무리된 지 5일 만에 수치가 나왔다.
사우디 정부는 성명을 통해 사망자 가운데 83%가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거나 적절한 휴식처 없이 직사광선 밑에서 장거리를 걸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상당수는 노인과 만성질환자가 있었다며 당국은 애도를 표했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17일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온이 섭씨 51.8도까지 오르는 등 '살인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는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에 기리는 무슬림의 5대 의무 중 하나이자 성스러운 종교의식이다. 무슬림은 재정 여건이 된다면 일생에 한 번은 이슬람 발상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찾아야 한다.
사우디 당국은 국가별 할당제를 통해 매년 참가 인원을 제한한다. 참가자들은 공식 허가를 받기 위해선 내야 하는 비용도 적지 않아 관광비자로 사우디에 입국한 뒤 허가 없이 순례를 시도하는 인원도 늘고 있다고 23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의 이번 발표는 이집트 정부가 불법 순례에 연루된 16개 하지 관광회사의 면허를 취소하고 회사 경영진을 수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하지 참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은 업체들에 대한 책임을 요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