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지순례(하지) 기간 11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폭염 속 인파에 대비한 준비가 미흡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간) 성지순례를 다녀온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현지에서 순례객들을 보호할 의료진이나 기본 시설, 물 등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길거리 여기저기에 시신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아흐마드(44)씨는 "집에 오는 길에 숨진 순례객들을 많이 봤다"며 "거의 수백 m마다 하얀 천으로 덮인 시신이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진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하지 기간이 여름과 겹치면서 폭염으로 심혈관 질환, 열사병 등으로 숨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집계된 공식 사망자 수는 약 500명이지만 외신들은 실제 사망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