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북러의 조약 체결에 대응해 미국·일본과 적시 협의를 통해 긴밀한 공조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뉴욕 주유엔대표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통해 상호 군사·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 "미·일 외교장관과 연쇄 통화를 갖고 북러 정상회담 대응 방안을 집중 협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전날 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연쇄 유선 협의를 갖고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조 장관은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인 한국을 대표해 의장국 대표행사인 '사이버안보 공개토의'를 지난 20일 주재하기 위해 유엔본부를 찾았다. 이어 21일엔 유엔 대사 시절 의장을 지낸 유엔 평화구축위원회(PBC)의 회의에도 참석했다.
PBC는 유엔 총회·안보리 공동 산하기관으로 평화구축을 위한 재원 동원과 평화구축 관련 유엔 대내외 기관 간 조율 강화 등을 맡고 있다. PBC 회의에는 감비아의 평화구축 경험을 주제로 엘리자베스 스페하 유엔 평화구축지원 사무차장보와 65개 유엔 회원국 대표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조 장관과 탕가라 감비아 외교장관 간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양 장관은 7년 전 자국 주유엔 대사로 활동했다.
조 장관은 회의에서 과거 PBC 의장으로서 감비아에 대해 유엔, 세계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등의 지원을 끌어낸 배경과 과정을 설명했고, 탕가라 장관은 PBC가 조 장관의 리더십 아래 적기에 감비아 상황에 관여해 인도적 재난을 방지했다고 언급했다.
2016∼2019년 주유엔 대사를 지낸 조 장관은 최근 5년간 유엔 내 역학이 크게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조 장관은 "미중 전략경쟁과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과 현안을 다뤄야 하는 안보리가 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무척 어려워졌다"며 "동시에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를 위한 안보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이어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유엔 안보리 이사국을 맡게 된 만큼 이번 이사국 수임이 우리 외교의 외연을 확대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