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이르면 올해 9월 폴란드에 K-2 전차를 추가 수출하는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22년 8월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납품하는 1차 실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년 여만에 4조원대 규모의 2차 납품 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석 청장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르 빌팽트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24 유로사토리’ 방산 전시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는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 전시회(MSPO)를 계기로 K-2 전차 수출 2차 실행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에 K-2 전차 1000대를 납품한다는 기본 계약을 맺은 뒤 이 가운데 180대에 대해 처음으로 실행 계약을 맺었다.
이후 나머지 820대에 대한 구체적인 납품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사실상 오는 9월 추가 납품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 타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2차 계약이 이뤄지면 내년 납품이 완료되는 1차 물량에 이어 2026년 이후까지 K-2 전차의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석 청장은 이달 말로 다가온 폴란드와의 K-9 자주포 2차 납품 계약에 대한 금융 계약 체결 마감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와 3조원대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었는데 다음 달까지 당국 간 별도의 수출금융 지원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행 계약 효력이 사라질 처지였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수출입 은행법 개정안’도 영향을 미쳤다. 법 개정으로 수출입은행의 정책지원금 자본금 한도가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방산 관련 수출 금융을 지원할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한도가 올라갔을 뿐 당장 방산 수출 지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본금이 10조원 더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석 청장은 “25조원을 한 번에 다 채울 수는 없고 매년 채워갈 것”이라며 “중요한 건 우리 정부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폴란드 등 주요 수입국에 보여주고 양국간 신뢰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석 청장은 방산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상대국들에게 신뢰를 쌓는 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석 청장은 “요즘 우리 방산 수입국 관계자들을 만나면 장관도 차관도 모두 나에게 브라더, 브라더라고 한다”며 “(상대국 관계자들이) 한국은 무기를 무조건 많이 팔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국의 안보, 경제발전을 고민하고 ‘같이 간다’는 느낌을 줘서 좋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석 척장에게 세계 3대 방산 전시인 2024 유로사토리는 인공지능(AI), 로봇, 유·무인 복합 등 첨단 방산 분야의 세계적 트렌드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석 청장은 “기존 전장을 탱크나 전차, 자주포 등 대형 무기체계가 주도했다면 앞으로 조금씩 유·무인 복합 로봇, AI 활용 기술 등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이런 것들이 우리 군의 주력으로 자리 잡고 수출로 연계되기 위한 준비도 같이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