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서비스가 흥행할수록 인터넷전문은행 실적도 상승가도를 걷자 기존 은행권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전통 은행은 그간 쌓아온 대출 인프라를 인터넷은행이 노른자위만 빼먹는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비용 측면을 고려할 땐 인터넷은행만큼 금리 경쟁력을 내세울 수도 없어 속내는 더욱 타들어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올해 1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확대한 1112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전년 대비 387.5% 성장한 5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1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토스뱅크도 올해 1분기 14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은행권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국 압박 탓에 일단 플랫폼에 참여하기는 했으나, 서비스가 흥행할수록 고객 이탈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시중은행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전국 영업망과 인프라를 만들고, 이에 기반해 고객을 확보했는데 인터넷은행이 플랫폼을 통해 기존 인프라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 1월 한 달 동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약 1조3000억원을 타행에서 끌어왔는데, 5대 시중은행의 갈아타기 실적은 3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은행이 하지 못한 영역을 특화하기 위해 인터넷은행이 출범했지만, 현재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권이 만들어 놓은 시장을 갉아먹고 있다"면서 "경쟁이 확대되는 것은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분명히 좋은 점이지만, 인터넷은행 업계가 너무 편한 수익성에만 몰두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상황을 반전시킬 대책도 마땅치 않다. 시중은행은 영업점을 두는 탓에 비대면 중심의 인터넷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영업 채널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당국이 금융소외계층을 고려해 은행 영업 점포 폐쇄를 억제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상황도 보이지만, 이는 가계부채를 관리하라는 당국의 압력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역마진이 발생한다고 해도 고객 이탈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시중은행은 당국의 제약을 많이 받지만, 인터넷은행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당국이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정책을 균형 있게 잡아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