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에 1500가구 이상, 10대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7곳(컨소시엄 포함)이 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평균 경쟁률이 12.0대 1로 집계됐다. 이들 아파트의 일반 분양 7739가구 모집에 9만3243건의 청약통장이 몰린 결과다.
올해 1~2월까지 두 달간 전국에서 청약을 받은 단지는 총 55곳 가운데 청약자 수 기준 상위 10위 내 단지 8곳이 1000가구 이상 대단지였다. 지난 1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3307가구)는 81가구 일반분양에 3만5828명이 몰려 44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1월 충남 아산시에서 분양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1140가구)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52.58대 1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 2월엔 전북 전주시에서 포스코이앤씨가 분양한 '서신 더샵 비발디'(1914가구)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55대 1로 높았다.
분양 시장에서의 대단지 선호현상은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분위기다. 건설경기 불황이던 지난해 분양 시장에서도 대단지 아파트 경쟁률은 높게 나타났다. 작년 청약자 수 상위 10개 단지 중 7곳이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이기도 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76 대 1로, 500가구 미만 단지 경쟁률(9.16 대 1)보다 높았다. '동탄레이크파크 자연앤 e편한세상'(1227가구)은 일반분양 279가구에 10만5179명이 몰렸다.
대단지의 장점은 주거 여건이 우수하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슬리퍼 차림과 같은 편한 복장으로 카페나 편의점, 도서관, 쇼핑몰 같은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슬세권'이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커뮤니티 시설 역시 잘 갖춰진 곳도 많고 거주민이 많은 만큼 인프라 구축도 잘 돼 있다.
또 대단지일수록 관리비가 적고 거래량이 많아 환금성이 뛰어나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매맷값이 비쌌다.
부동산R랩스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 가격은 1000~1499가구 2060만원, 1500가구 이상 2695만원으로 조사됐다. 300가구 미만(1829만원)과 비교하면 적게는 231만원에서 많게는 866만원 차이 났다.
300~499가구 규모로 조성된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맷가는 1835만원, 500~699가구의 경우 1828만원, 700~999가구는 1878만원으로 나타났다.
관리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당 월 평균 공용 관리비는 1220원으로, 150~299가구 규모의 단지(1465원)보다 17%가량 낮게 나타났다.
분양 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분양시장이 다소 침체된 상황에서도 지역 내 최중심 입지에 들어서는 단지들은 상징성과 희소성을 앞세워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내 기 조성돼 있는 각종 생활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생활여건이 우수한 데다, 높은 선호도를 바탕으로 추후 몸값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만큼 실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