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2개 분기 만에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16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전기 대비로는 0.5% 감소했다. 소비와 수요 부진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금리 인상을 시도하려는 일본은행(BOJ)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일본의 실질 GDP 증가율(전기 대비)은 작년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2%와 1.0% 증가했다가 3분기에 -0.9%로 감소세로 전환한 뒤 4분기에는 0.0%를 기록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이같은 감소세는 리먼쇼크 여파가 컸던 2008∼2009년 이후 최장 기간인 4분기 연속 감소라고 전했다. 엔화가 1990년 이후 최저로 하락하면서 생활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져 소비를 압박했다.
수출은 5.0% 감소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전기와 비교해 2.0% 줄면서 2개월 만에 감소했다. 특히 품질 부정 조작이 들통나면서 도요타 다이하쓰 공장이 지난해 12월 25일부터 가동을 중단한 여파로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월에 금리를 인상해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는 획기적인 전환을 이루었지만, 취약한 경제를 고려할 때 이후 긴축 행보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 SMBC닛코증권, 모건스탠리 등 금융사는 일본은행이 엔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해 안에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분기 민간 소비가 줄어든 상황에서 금리를 높이면 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다만 6월부터 시행되는 임금 인상과 소득세 인하가 부진한 소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에 더해 올해 노토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도요타 다이하츠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인한 성장 둔화 여파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방문 외국인 수는 지난해 2500만여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의 80%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 3월에는 월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1분기 GDP와 함께 공개된 일본의 2023년도 실질 GDP는 1.2% 증가해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나타냈다. 일본 국내의 종합적인 물가 동향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3.6% 상승해 6분기 연속 플러스를 그렸다. 엔화 약세가 원유나 농산물, 제조기업의 부품 등 수입물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 증가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