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에코프로는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에 진입했고 지난해 상출집단에서 제외된 교보생명도 1년 만에 복귀했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88개 기업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집단은 지난해(82개)보다 6개 늘었다.
지난해 7월 한화가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서 신규로 지정된 집단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 등 7개다.
자산 규모 순으로는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롯데, 한화, HD현대, GS, 농협 등이 10위권을 형성했다.
올해부터 상출집단 지정 기준이 기존 10조원에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0.5% 이상으로 변경된 가운데 48개 기업이 상출집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교보생명, 에코프로가 상출집단에 새로 지정됐고 자산 총액이 지정 기준에 미치지 못한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과 피인수 기업인 한국조선해양이 지정 해제됐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가 생기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등이 금지된다. 상출집단은 여기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등이 금지되고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공정위는 K-팝 세계화와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 회복 등 영향으로 엔터테인먼트, 호텔·관광, 의류 산업 등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집단 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엔터 기업으로 첫 지정된 하이브와 카지노·관광업이 주력인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호텔·관광업 중심인 소노인터내셔널, 아웃도어·스포츠 의류를 판매하는 영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2차전지와 온라인 유통 등 신산업 성장과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보험사의 공정자산 증가도 대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처음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에코프로는 자산 총액 순위가 1년 만에 15계단 상승(62위→47위)하며 상출집단에 포함됐다. 쿠팡은 2021년 대기업집단으로 최초 지정된 후 지난해 상출집단이 됐고 올해도 자산 순위가 18계단 상승(45위→27위)했다.
회계기준상 보험부채 평가방법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서 보험주력집단의 공정자산과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대기업집단에서 지정 제외된 현대해상이 올해 재지정됐고 DB와 상출집단에 재지정된 교보생명 등 자산 총액 순위가 10계단 이상 상승했다.
반면 친족독립경영으로 소속 회사 수가 줄어든 중앙은 자산 순위가 지난해 60위에서 올해 69로 떨어지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분양에 따른 대출이 감소한 신영(72위→81위), 글로벌 해운 시황 악화 영향을 받은 고려에이치씨(69위→75위)도 순위가 급락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으로 지정된 회사의 주식 소유와 내부거래 현황 등 정보를 면밀히 분석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널리 공개할 계획"이라며 "시장 스스로 감시와 견제 기능이 강화되고 기업집단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유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