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전반부를 이끌 거대 양당의 새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상견례를 가졌다. 양측은 소통을 거듭 강조하며 협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일부 현안 언급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일순간 굳어지기도 했다. 다수 의석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한 9개 미처리 특검법 처리와 국회 원구성 협상 등으로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어 향후 여야 간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만나 약 30분간 회동했다.
환한 얼굴로 손을 맞잡은 양측은 덕담부터 주고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제가 갖고 있는 넥타이 중에 가장 붉은 기가 있고 파란색도 섞여 있는 보라색 넥타이를 했다"며 "넥타이 색깔로 환영의 뜻을 표현한다고 신경을 좀 썼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자 추 원내대표는 "인품이 훌륭하고 소통 능력이 탁월한 박 원내대표와 여야의 협상 대표로 함께하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시급한 민생 회복 지원 대책이 필요한데 집권여당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총선 민심 수용 여부를 가르는 상징적인 사안"이라며 "국민의힘이 대통령께 수용 건의를 하는 것이 민심을 받드는 길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취임 일성으로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독식을 예고한 박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에 대해 "총선 민심을 받들어 원만히 협의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추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드릴 말씀은 구체적으로 없다"며 "구체적 사안에 대해 갑자기 훅 들어오고, 제 견해를 훅 얘기하면 우리가 더 이상 대화를 못하지 않겠나"라고 불편해 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가 대화로 전부 잘 풀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좀 갖자"고 했다.
두 사람은 향후 긴밀한 소통 라인을 유지하면서 여야 관계 유지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산적한 현안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 여야가 긴밀히 대화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깊이 공감을 이뤘다"고 전했고, 추 원내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횟수는 그보다 훨씬 더 자주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