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 온라인패션몰 쉬인(SHEIN)이 증시 상장을 위해 미국 뉴욕 대신 영국 런던행을 택했다. 최근 미국 정치권의 증시 상장 반대와 엄격한 규제 장벽에 부딪힌 탓이다.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쉬인이 이달 중 런던 증권거래소(LSE)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쉬인은 올초 금융 법률 고문팀과 런던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상장 전 투자설명회(IR)를 위해 런던 소재 펀드매니저와 회의를 잡고 있다고도 했다.
쉬인은 원래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비밀리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를 위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도 해외 상장을 위한 신청을 제출한 상태였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은 쉬인이 신장 위구르족 강제 노동으로 생산한 면화 제품을 판매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간 쉬인의 뉴욕 증시 상장을 반대해왔다. 게다가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앞둔 쉬인의 상장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쉬인으로선 결국 뉴욕 대신 런던 거래소를 택한 셈이다.
쉬인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함께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태생의 3대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로, 특히 저가 온라인 패스트패션 쇼핑몰로 잘 알려져 있다. 2008년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시작해 최신 트렌드 의류를 1~2주 안에 생산해 전 세계 각국에 배송하는 전략으로 쾌속 성장해 왔다. 미국, 유럽, 중동, 인도 등 전 세계 200여개 국가 및 지역의 젊은 청소년들이 애용하고 있다.
특히 2017년 미국에 진출한 쉬인은 미국 현지 패스트패션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쉬인의 미국 매출액은 81억 달러에 달했다. 의류 매출액으로는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123억 달러), 미국 '유통공룡' 월마트(89억 달러)에 이은 3위로, 미국 대표 백화점인 메이시 백화점,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도 웃돈다.
한편, 뉴욕증시 상장이 좌절된 쉬인과 달리,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상장 첫날 주가가 장중 한때 35% 넘게 폭등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날 'ZK' 코드명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지커는 공모가(21달러)보다 23.8% 높은 26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때 30달러 가까이 주가가 치솟다가 28.26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보다 34.6% 오른 것으로,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9억9700만 달러였다. 지커는 이번 뉴욕 증시 기업공개(IPO)로 ADS 주식 1750만주를 발행해 최대 3억6750만주 달러를 조달했다.
지리자동차 산하 고급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2021년 출범한 지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2% 증가한 516억7300만 위안(약 9조77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년 증가하는 연구개발(R&D) 투자로 적자도 늘어나 지난해에는 83억 위안의 적자를 냈다. 이번 뉴욕증시 IPO를 통해 실탄을 확보한 지커는 순수전기차 기술 개발, 미국 사업 확장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