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 엑스포 재추진을 시사했다. 10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유치 과정을 통해 부산의 비전을 공유했고 부산이라는 브랜드를 세계에 홍보할 수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엑스포 유치를 해야 된다는 논의는 전임 시장들부터 쭉 해왔던 것인데 제가 시장에 취임하고 나서 목표를 세운 것은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그런 도시를 만들기 위한 구상에서 엑스포를 하나의 수단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엑스포가 유치가 된다면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라며 "그러나 결국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산의 꿈이 사라진 게 아니다"고 말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전방위적으로 엑스포 홍보에 나섰고, 홍보전에 약 5744억원이라는 막대한 국가 예산도 투입됐지만 압도적인 패배로 인해 윤석열 정부의 외교력 부재, 유치 전략 실패 등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면서 현재 재추진 여론은 나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산시는 오는 2035 엑스포 재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박 시장은 엑스포 재추진과 관련해 부산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엑스포 재추진에 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들의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박 시장은 부정적 여론을 어떻게 달랠 것이냐는 질문에 "엑스포 유치 실패 뒤 부산 시민들이 자신을 비난하거나, 엑스포 유치가 잘못됐다는 비난 여론이 크진 않았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는 뭐냐 하면 엑스포 유치 과정을 통해 우리가 비전을 공유했고 그 과정을 통해 부산이라는 브랜드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알려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렇게 보면 마냥 빈손으로 돌아온 건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메가 이벤트가 한 번에 유치되면 좋겠지만 여러 번 도전을 해서 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다만 무조건 한 번 실패했으니까 두 번 또 해야 된다 세 번 또 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저희는 접근하지 않겠다. 엑스포는 부산시만의 과제가 아니라 국정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박 시장은 엑스포 유치와 관련한 복합적인 검토를 거친 뒤 향후 중앙정부와 많은 소통을 거칠 계획이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도 이를 정쟁화하는 수단으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