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취임 2년 만에 반 토막 났다. 임기 시작 당시 절반 조금 넘는 국민에게 지지를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국민 4명 중 3명은 윤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뜻이다. 지지율 하락에는 물가 상승과 윤 대통령의 말 실수, 김건희 여사 논란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 취임 후 2년간 여론조사(한국갤럽) 추이를 살펴본 결과 취임 첫 주에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52%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 지지율은 약 두 달 만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며 첫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조기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원인으로는 악재가 겹친 점이 꼽힌다. 7월 1주차 조사기간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김창룡 경찰청장 사표가 수리됐고(5일), 6월 물가는 1990년대 IMF 사태 이후 처음으로 6% 상승(6일)하는 등 경제 악재가 덮쳤다.
이 같은 조기 데드크로스는 전 정권들과 비교해도 굉장히 빠르게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12월 셋째 주(임기 2년 차),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 10월 첫째 주(임기 중반 이후)에 각각 청와대 문건 유출과 조국 전 장관 사퇴 등으로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
7월 넷쩨 주 조사에선 긍정 평가가 28%로 집계돼 취임 후 석 달을 못 채운 시점에 '긍정평가 30%대'가 무너졌다.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두고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보낸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한 9월 셋째 주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20%대를 벗어나 33%를 기록했으나 9월 넷째 주 조사에서 다시 28%로 떨어졌다.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취소와 뉴욕 순방 중 '바이든-날리면' 논란이 잇달아 터졌던 시기다.
이듬해인 2023년엔 '세일즈 외교'로 광폭 행보를 보이며 지지율 반전에 힘썼다. 1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선 긍정 평가가 36%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에서 40조원 규모 투자 유치 성과 등이 요인으로 꼽혔다.
같은 해 5월과 6월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방한 △한·캐나다 정상회담 △윤 대통령 프랑스·베트남 방문 등 성과로 35~38% 지지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11월 다섯째 주부터 12월 첫째 주까지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여파로 지지율은 32%로 떨어졌다. 12월 둘째 주 조사에선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이 발생해 지지율이 31%로 더 떨어졌다.
올해 2월부터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강하게 밀어붙이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2월 5주차와 3월 1주차 지지율은 약 8개월 만에 39%로 수직 상승하며 40%대를 목전에 뒀다. 그러나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의료계와 강대강 대치가 길어져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자 지지율은 36%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4월 3주차 지지율은 2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엔 '불통'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했지만 4월 4주차 지지율은 24%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편 한국갤럽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직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매주 전국 만 18세 이상 약 100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직무 평가 등에 관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를 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되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