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極氪, Zeekr)가 오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데뷔한다.
중국 현지매체 36kr에 따르면 지커(極氪)는 10일(금) 'ZK'라는 코드명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공식 상장하는 가운데 최대 3억6750만 달러(약 5027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자금조달액이나 기업가치는 예상치보단 낮은 편이다. 지커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약 10억 달러 자금을 조달한다고 계획을 발표했는데, 당시 기업가치는 약 130억 달러로 예상됐었다.
그럼에도 이번 IPO 공모 청약 열기는 뜨거웠다. 지커가 투자설명서를 제출한 후 약 5배 가까운 청약자가 몰리면서 당초 계획보다 하루 빠른 8일 청약을 종료했을 정도다.
이미 지리자동차가 청약에 최대 3억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중국 최대 배터리왕 CATL과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 산하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인 모빌아이가 각각 1908만 달러, 1000만 달러 규모의 청약을 예고했다.
지리자동차 산하 전기차 브랜드로 2021년 출범한 지커는 창립 3년 만에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 최대 민간자동차 기업인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사업 성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지커의 투자자 배경도 화려하다. 지커는 그동안 모기업인 지리자동차그룹뿐만 아니라 인텔, CATL, 빌리빌리 등 거물급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516억7300만 위안(약 9조7791억원)이었다. 특히 완성차 매출이 339억1200만 위안으로 72.4% 늘었고, 완성차 매출총이익률은 1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급 순수전기차 기업 중에서는 테슬라(19%)에 이은 2위다. 올해 1~4월 차량 누적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어난 4만9100대로, 올해 목표량(23만대)의 21%를 채웠다.
하지만 매년 증가하는 R&D 투자로 적자도 매년 늘고 있다. 2021~2023년 R&D 투자가 31억 위안에서 83억 위안으로 급증했는데, 같은 기간 순손실액도 45억 위안에서 82억 위안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커는 이번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실탄을 확보함으로써 재정난을 어느 정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커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순수전기차 기술 개발(45%), 미국 사업 확장(45%), 마케팅(10%)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