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중국 화웨이 신작 스마트폰에 기존보다 성능이 한층 강화된 반도체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강화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중국 반도체 공장들이 일본, 한국, 네덜란드의 엔지니어들을 고용하지 못하도록 이들 동맹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일본이나 한국 등 동맹국의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것을 막을 이렇다 할 수단은 현재로서는 없다.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점은 바이든 행정부의 골칫거리다. 화웨이는 지난해 7나노칩인 기린9000이 탑재된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를 출시하며 세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올해에는 그보다 한층 성능이 강화된 칩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이 칩들은 화웨이가 개발하고 SMIC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정부는 3국 기업이 일본, 한국, 네덜란드의 기술이 포함된 상품을 중국에 공급하는 것을 막는 등 미국 제재를 우회하는 행위를 막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미국 외 지역에서 제조된 품목이라도, 미국 기술이 사용됐을 경우 해당 제품의 중국 수출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동맹국에는 이러한 규제가 없다.
FT는 “이들 동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일부 아시아 기업들은 미국이 동맹국에는 압력을 가하면서, 퀄컴 등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칩 공급을 허용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미국 공화당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과 공화당 4인자로 꼽히는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은 화웨이가 인텔 칩을 사용한 노트북을 개발한 것과 관련해 미 상무부에 수출 허가를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