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구축하면서 조국혁신당과 범야권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정책적 협력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범야권 연석회의'를 거절하고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향후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협력적 관계를 포기해 제3당으로서 홀로서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영수회담은 민주당과 회담"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야당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새로운미래 등 야당 대표와 시간을 가지면 되지 않나"며 "여러 창구를 통해 야당의 목소리를 듣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의 제안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대화하는 게 맞다"며 "아직 거기(조국)는 국회의원이 아니다. 국회에 와서 역할이 시작되면 대화해야겠지만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꾸리려는 계획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이다. 조국혁신당은 국회법상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갖추려면 8석을 확보해야 한다. 당초 조국혁신당은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와 시민사회몫으로 당선된 서미화·김윤 당선자로 교섭단체 구성을 검토했다.
그러나 서미화, 김윤 당선자가 민주당에 입당하기로 하면서, 조국혁신당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 구성을 하려면 국회법상 구성 요건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민주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교섭단체 요건을 굳이 줄여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않아도 의정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조국혁신당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 황운하 의원은 "교섭단체 20명 요건은 유신 때 정해진 것"이라면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걸 가장 시급한 과제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의정활동을 못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없이 홀로서기를 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신임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구성에만 집중하지 않고) 어떻게 의정활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보여드릴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