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등 원자재 값이 고개를 들면서 시장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정유주 투자자들은 웃고 있다. 연초 부진했던 주가 흐름이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il(에쓰오일)은 최근 5거래일 만에 7.19% 상승했다. 지난 5일엔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또 다른 정유주로 꼽히는 GS와 HD현대는 각각 4.12%, 3.34% 올랐고 극동유화(3.25%), 흥국석유(50.26%) 등도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15% 하락했다.
또 국내 정유업종 투자심리에서 특히 중요한 두바이유는 12월 평균 77달러에서 3월 84달러를 돌파했다. 이달 들어선 90달러를 넘겼다. 두바이유는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선행지표와 글로벌 경기지표의 전반적인 개선이 시작되면서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가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 고조로 중동 불안감이 높아진 점도 유가 상승을 촉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주의 실적 전망도 밝아졌다. 정유업체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정제마진이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9조4030억원, 영업이익 4910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과 비교해 각각 5.4%, 30.3% 상향 조정된 수치다. 정유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GS 역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3개월 전 대비 소폭 상향되면서 95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증권가에선 정유업종의 1분기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2분기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절기 전력 수요 증가와 더불어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예상보다 심화되는 만큼 국제 유가 강세로 정제마진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정유기업은 1분기 실적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재고 손익이 개선되고 제한적인 공급으로 정제마진이 상승해 에쓰오일, GS,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증가하고 2분기에도 정유기업의 실적호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