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버스 노조가 12년 만에 파업을 실시했으나 28일 오후 3시 극적으로 노사 합의를 이뤘다.
노사는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나 서울시의 지속적인 소통과 중재 노력 끝에 임금 인상률 4.48%, 명절수당 65만원으로 노사 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파업 대비 추진됐던 비상수송대책을 즉시 해제하고 대중교통 정상 운행에 돌입했다. 연장 예정이었던 지하철, 전세버스 등 대체 교통 투입은 현행 운행으로 변경했다.
앞서 협상 결렬로 이날 오전 4시부터 파업이 진행됐지만 미처 파업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하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오지 않는 버스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출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겼었다.
마포구에서 강서구 화곡동으로 출근하는 A씨는 "버스를 타면 한번에 가는데 지하철은 세 번은 갈아타야 한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고 B씨는 "평소 뉴스를 잘 안 봐서 파업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또 C씨는 "버스를 30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지하철을 타야겠다"며 발걸음을 급히 지하철역으로 옮겼다.
평소 9개 노선이 지나가며 사람들로 항상 붐볐던 관악구 낙성대역 인근 정류장도 버스노조 파업으로 인해 이날 만큼은 인적이 끊겼다. 정류장 전광판엔 '출발대기'라는 문구만 떠 있었다.
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자 시민들은 지하철로 몰렸다. 4개 노선이 지나는 왕십리역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왕십리역은 "이용 고객이 증가해 지하철 역사와 열차 내부 혼잡이 예상돼 안전에 유의하며 열차를 타 달라"는 안내 방송을 반복했다.
지하철을 이용한 H씨는 "버스 파업도 모르고 정류장에서 기다렸다가 뒤늦게 뉴스를 보고 부랴부랴 지하철로 왔다"고 말했고, L씨도 "평소엔 이 시간대에 그렇게 붐비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버스노조 파업으로 서울 시내 25개 구청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이날 아침 성동구민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정 구청장은 "성동구에서는 새벽 6시부터 지하철역 연계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버스마다 안내원을 배치했다"며 "마을버스를 증회하여 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도 이날 아침 마포구 버스정류장을 찾아 현장점검을 마친 뒤 구청에 마련된 비상수송대책본부 상황실을 방문해 구청 공무원들에게 구민 불편 최소화를 당부했다. 강동구도 이날 무료 셔틀버스인 비상수송버스(25인승 이상)를 총 35대 투입해 임시노선 5개를 마련하고 이용자가 지하철역에서 원활하게 환승할 수 있도록 운행에 돌입했다.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자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많은 인천·경기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는 서울 시내버스 파업에 따라 막차 시간대를 중심으로 인천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서울 지하철 7호선에 임시열차 5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경기도 역시 파업이 시작되자 파업 노선과 유사한 도내 기존 노선 118개(1795대)를 활용한 집중 배차 등 비상 수송대책을 가동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SNS를 통해 "경기도민께는 전날 저녁과 당일 새벽 경기버스와 전철 이용을 권장하는 안내문자를 보냈다"면서 "경기도 버스는 정상 운행되며, 일부 서울 버스 노선에는 대체 교통수단이 투입될 예정이다. 도민 불편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